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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외국인 전담 여행사를 운영하는 A대표는 “항공권 가격이 여행 전체 예산의 60%를 상회하면서 예약 취소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LCC들마저 수익성 악화로 부산발 노선을 줄이기 시작해 인바운드 공급망 자체가 동맥경화에 걸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고비용 구조는 부산 관광에 ‘질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항공비로 지출한 큰 비용을 보전받으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 번 온 김에 부산의 골목골목을 다 보겠다”는 이른바 ‘본전 여행’ 심리가 확산되고 있어서다.
이에 공사는 6월 예정된 대형 한류 이벤트와 연계해 영도나 전포동 같은 로컬 힙플레이스에서 장기 체류하며 ‘부산 사람처럼 살아보기’를 제안했다. 공사 관계자는 “이동 비용을 줄이는 대신 그 예산을 부산 내 숙박과 미식에 쏟게 만드는 것이 이번 전략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류세 인상에 민감한 동남아 시장은 ‘가성비’ 위주의 실속형 상품으로 방어하고,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구미주 시장은 ‘럭셔리 크루즈’와 ‘웰니스’를 키워드로 한 고부가 시장 수성에 나선다. 특히 일본 시장은 최근 한국 여행 선호도가 역대 최고 수준인 점을 감안해, ‘비짓부산패스’를 활용한 단기 수요 선점에 총력을 기울인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유류세 폭등이 장기화될 경우 ‘반사이익’을 기대하던 단거리 시장마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항공기 유류비 보조나 인바운드 전용 할인권 배정 등 적극적인 산업 보호 대책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정실 부산관광공사 사장은 “지금의 위기는 글로벌 여행자들이 부산이라는 도시를 ‘잠시 거쳐 가는 곳’이 아닌 ‘목적지 그 자체’로 인식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라며 “체류형 관광 모델을 안착시켜 대외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생력을 갖추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