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3스타 셰프, "트렌드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함지현 기자I 2017.11.08 14:44:16

김성일 라연 셰프 "고객 니즈 충족이 더 중요"
김병진 가온 셰프 "트렌드보다 브랜드 만들 것"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2018’ 발간 기자간담회 및 시상식에서 마이클 엘리스 미쉐린 가이드 인터내셔널 디렉터(가운데)를 비롯한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미쉐린 가이드는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안내서로 서울편은 이번이 두 번째며, 최고 영광인 별을 받은 식당은 총 24곳으로 올해 미쉐린 3스타 식당의 영광은 가온과 라연이 안았다.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미쉐린 3스타로 2년 연속 선정된 한식당 라연과 가온의 셰프들이 최근 빠르게 변하고 있는 트렌드는 크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김성일 라연 셰프는 8일 롯데월드타워 호텔시그니엘에서 열린 미쉐린 가이드 서울 시상식에 참석한 뒤 “시대 트렌드에 맞는 셰프의 독창성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니즈를 어떻게 충족시킬지가 더 중요하다”며 “메뉴를 짤때도 계절감을 최대한 반영하고 지역에서 난 식자재를 융합해 좋은 음식을 제공하려고 고민한다”고 말했다.

그는 “호텔의 한식당을 찾는 고객의 요구를 감안해 퓨전 음식에 치우치지 않고 모양새나 조리법 등의 전통을 유지하는데 신경쓰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병진 가온 셰프는 “트렌드보다는 브랜드를 만들려고 한다”며 “브랜드는 시간이 흐르며 생기는 전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고 피력했다.

그는 “요즘 한식이 무엇인지보다 세계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 근본적으로 세계화할 수 있는 한식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팀원들과 함께 그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두 셰프는 2년 연속 미쉐린 3스타에 선정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쉐린 3스타는 ‘요리가 매우 훌륭해 특별히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레스토랑’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단순히 별을 받아 식당의 명예가 올라가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지역 식문화를 대표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100여곳에 불과해 명예롭기도 하지만 매년 갱신되는 만큼 압박감도 적지 않다.

김성일 라연 셰프는 “맛이나 서비스, 품질이 모두 중요하지만 그런 것들이 어우러져 완성도 높게 발현될 때 좋은 결과를 내는 것 같다”며 “최고 수석부터 말단까지 똑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비결”이라고 했다.

김병진 가온 셰프는 “레스토랑이란 음식을 판매하는 곳이지만 사람 간 관계를 만드는 곳이라는 철학을 가져야 지금의 영광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혼자서 생각하는 게 아니라 팀으로서 생각하는 부분이 뭉쳐졌을 때 철학의 깊이가 음식에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셰프는 자신들의 식당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할 음식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김성일 라연 셰프는 “라연에서는 대부분 코스로 제공되지만 어떤 요리를 먹더라도 만족하리라 생각한다”며 “계절에 맞춘 제철 식재료로 최상의 식사를 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진 가온 셰프는 “한가지만 꼽으라고 하면 밥과 국물이 딸려있는 반상”이라며 “밥은 너무 익숙해져 편하게 잊어버릴 수 있지만 밥상의 주인공은 따뜻하게 제공되는 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라호텔이 운영하는 라연은 한식 정찬을 현대적인 조리법으로 세련되게 표현했다. 신라호텔 23층에 자리해 남산 경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한국의 전통 문양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가온은 한식 문화의 전파라는 명목하에 도자기 브랜드인 광주요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다.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실내 공간과 광주요에서 특별 제작한 식기와 도자기 등이 한식의 멋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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