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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인에게 굉장히 드물다고 알려진 BIA-ALCL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이 환자는 7~8년 전 유방확대수술을 한 뒤 최근 한쪽 가슴이 심하게 부어 병원을 찾았다 BIA-ALCL 확진판정을 받았다. 동양인에서는 태국, 일본에 이어 세번째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BIA-ALCL은 글로벌 기업인 엘러간이 개발한 표면처리공법인 ‘바이오셀’(Biocell)을 적용한 제품을 쓴 환자에서 주로 발생한다. 전 세계 570여 건 중 85%에 이르는 480여 건이 이 제품을 쓴 환자에서 발생했다. 엘러간 제품의 BIA-ALCL 가능성은 경쟁품의 6배에 이른다.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은 연구에 따라 3500명~3만 명에 한 명꼴로 다양하다. 그만큼 환자 사례가 적어 정확한 연구가 없다는 의미.
보형물이 왜 BIA-ALCL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과도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정규화 대림성모병원 성형외과 과장은 “보형물을 삽입하면 정상적인 면역반응에 의해 일종의 흉터조직인 얇은 막이 형성되는데 BIA-ALCL은 인공유방의 돌기가 이 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과도한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한다”며 “그래서 통상 보형물 삽입 후 7~8년이 지나야 위험성이 커지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엘러간 제품은 다른 경쟁품에 비해 돌기가 더 뾰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BIA-ALCL이 특정 제품을 쓴 환자 중 극히 일부에서 생김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과도한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 제품은 2007년 국내 허가 후 11만개가 수입됐다. 최근 3년간 2만 9000개가 유통됐다. 이 제품을 이식한 환자는 약 5만~6만 명으로 추산한다. 이 제품의 점유율은 ‘거친 표면처리’ 보형물 시장의 약 50%다. 문제는 이런 거친 표면처리 보형물을 거의 쓰지 않는다는 것. 최근에는 표면 돌기를 40㎛ 정도로 만든 ‘마이크로 표면처리’ 보형물이 시장의 약 90%를 차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도자 국회 보건복지위 바른미래당 의원은 “내트럴과 유사한 거친 표면 유방보형물의 국내 제작 및 수입물량이 22만 2470개”라고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성형외과 전문의는 “절반의 제품이 안전성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모든 거친 표면처리 보형물이 문제가 있는 것으로 읽힐 수 있다”며 “안전성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지만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