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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엔 금' 공식 깨졌나…금값 한 달새 6.6% 급락, 中은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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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10.01 11: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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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없는 금, 금리 오르자 매력 '뚝'
中 인민은행, 22개월 연속 금 사들여
한은도 13년 만에 금 매입 카드 만지작
金 ETF엔 9월에만 5조원 넘게 순유입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인플레이션엔 금’이라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유가가 뛰고 물가 우려가 다시 커졌는데도 금값은 9월 한 달간 6.6% 급락했다.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발목을 잡았다. 반면 중국 등 각국 중앙은행은 오히려 금을 사들이고 있다. 한국은행도 13년 만에 금 매입을 재개한다.

(사진=AFP)
(사진=AFP)
금리·달러에 발목…주식·비트코인과 엇갈린 행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가장 활발히 거래되는 12월물 금 선물은 이날 온스당 4186.7달러(약 568만원)에 마감했다. 9월 한 달간 6.6% 떨어져 지난 6월 이후 가장 나쁜 한 달을 보냈다. 반면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는 2.5%, S&P500지수는 0.1% 올랐다.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도 7% 급등하며 8만6000달러(약 1억1675만원)를 넘어 연중 최고치에 다가섰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이다. 물가가 올라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희소한 실물자산인 금의 달러 가격은 오르는 경향이 있다. 유가 상승, 끈질긴 인플레이션, 끝없는 미국·이란 긴장도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가 반대 방향으로 끌어당기며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금에 이자가 없다는 점이다. 지금은 2년물 국채만 사도 5% 가까운 이자를 받을 수 있다. 금을 들고 있으면 그만큼의 이자를 포기해야 하는 셈이어서 금의 매력이 떨어졌다.

크리스천 커 LPL파이낸셜 매크로·투자전략 책임자는 “금리 상승은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실질 수익을 다시 줄 수 있게 된 현금과 단기 머니마켓 상품의 매력을 높여 금의 상대적 매력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와 올해 초 금값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린 투기 열풍에 휩쓸린 투자자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도 악재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만큼 달러가 오르면 해외 투자자에겐 그만큼 비싸진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9월에만 2% 넘게 올랐다.

中 22개월째 매입…한은도 13년 만에 金 산다

각국 중앙은행은 금값 하락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8월 금 20톤(65만온스) 이상을 외환보유액에 추가했다. 2023년 이후 최대 월간 매입 규모로, 22개월 연속 매입이다.

정부의 금 매입은 물가나 금리보다 준비자산의 안전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다. 각국은 경제 불안과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해 금을 보유해왔다.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다른 나라 정부에 자산이 동결되거나 제재를 받을 위험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

세계금협회(WGC)의 올해 설문조사에선 외환보유액 운용 담당자의 89%가 향후 12개월간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이 늘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향후 5년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도 이 흐름에 합류한다. 한은이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12월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실물 금 약 1톤을 사들일 계획이다. 2013년 2월 이후 13년 만의 매입으로, 약 2000억원어치다. 한은의 금 보유량은 8월 말 기준 104.4톤으로 세계 39위다.

(사진=AFP)
(사진=AFP)
ETF에도 돈 몰려…“조정은 매수 기회”

금 상장지수펀드(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금 관련 ETF에는 9월 38억달러(약 5조1585억원)가 순유입됐다. 8월엔 79억달러(약 10조7243억원)가 들어왔다.

아카시 도시 스테이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 글로벌 금 시장 책임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9월 급락에도 ETF 자금 유입이 이어진 점을 들어 금의 장기 강세를 확신한다고 했다. 그는 “금이 통화 자산이자 법정화폐 대안, 분산투자 수단으로 매수되는 구조적 배분”이라고 설명했다.

도시 책임자는 최근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며 금리차가 좁혀진 점에도 주목했다. 대출 비용이 늘어 경기를 압박할 수 있어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 개프니 에버뱅크 월드마켓 대표는 “최근 금값의 소폭 조정을 많은 이들이 비중을 늘릴 이유로 보고 있다”며 포트폴리오의 최대 10%까지 금을 담을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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