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아파트]‘연트럴파크’ 품은 연남 코오롱하늘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들어선 ‘연남 코오롱하늘채’ 아파트 전경.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서울 홍대 상권의 새로운 명소로 부상한 마포구 연남동 경의선숲길공원.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처럼 길고 넓게 녹지가 조성돼 있어 ‘연트럴파크’라는 별칭으로도 유명한 이곳을 지나다 보면 눈에 띄는 아파트 단지가 있다. 2003년 입주를 시작한 ‘연남 코오롱하늘채’ 아파트다. 총 466가구 규모로 총 6개동이 연남로를 따라 한 줄로 나란히 형성돼 있는 이 단지는 도시 재생으로 인한 ‘숲세권’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리며 부상하고 있다.

2015년까지만 해도 연남동은 기사식당과 중국집, 연립주택이 주로 들어선 조용한 주거지였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 역세권이지만 양화로 건너편의 서교동이 급부상하는 동안에도 상대적으로 부동산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코오롱하늘채는 홍대 권역 대표 아파트인 창전동 신촌태영데시앙이나 현대홈타운, 서교 푸르지오 등보다 선호도에서 한 발 비껴서 있었다.

그러나 경의선숲길 조성이 본격화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경의선 폐선부지에 조성한 경의선숲길은 총 약 10만㎡ 면적에 폭 10~60m 총 연장 길이 6.3km에 달하는 선형 공원이다. 용산선의 지하화로 남겨진 좁고 긴 지상구간을 공원으로 만들었다.

2009년부터 조성사업이 시작됐고 2016년 전 구간이 완공됐는데, 이 중 2015년 공사가 끝난 연남동 구간은 경의선숲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코오롱하늘채는 근처 ‘나 홀로 아파트’인 대명비발디를 제외하고 연남동에 위치한 유일한 단지로 경의선숲길 녹지 프리미엄을 홀로 받게 된 셈이다. 2호선·공항철도·경의중앙선 홍대입구역과 경의중앙선 가좌역이 인접한 편리한 교통 입지도 인기에 한몫했다.

15일 연남동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용면적 85㎡ 중층 아파트의 현재 호가가 6억7000만원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숲길 조성이 본격 이뤄지기 전인 2013년 5월 기준 이 단지 전용 85㎡(7층)의 매매가가 4억7000만원이었는데 5년 새 2억원가량 오른 것이다.

다만 단지에서 통학할 수 있는 초등학교들이 1~1.5㎞로 다소 멀고 주변에 유흥시설과 상업시설이 많다. 취학 아동을 둔 입주자들보다는 이 일대 인프라를 누리고 지내려는 젊은 층의 수요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녹지 공원 프리미엄을 받았지만 반대로 그게 단점이기도 하다. 경의선숲길이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 오는 명소가 되다 보니 봄, 여름, 가을철에는 공원 잔디밭에 앉아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소음 문제도 제법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연남동 M공인 관계자는 “숲길 공원 덕에 아파트값이 많이 뛰었지만 여름철 관광객들의 고성방가가 심심찮게 발생해 아파트뿐만 아니라 인근 빌라 주민들까지 다소 불편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의선숲길 공원 연남동 구간. 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