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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구애에도…호주 "우리는 중국과 손 안잡아"

정다슬 기자I 2025.04.10 15:40:38

주호주 중국대사 기고문…"호주와 손잡고 美대응할 준비"
호주 총리·부총리 모두 "중국과의 연대는 없어"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사진=게티이미지)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호주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공조하자는 중국의 손을 뿌리쳤다. 중국은 호주의 최대 무역 파트너다.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는 9일(현지시간)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경쟁에서 중국과 손 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이후 샤오첸 주호주 중국대사가 ‘디에이지(the age)’ 등 호주 신문에 기고한 칼럼에 대한 직접적 반응이다. 그 칼럼에서 샤오 대사는 “미국의 패권적이고 강압적인 행태를 멈추는 유일한 길은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고 함께 맞서는 것”이라며 “새로운 정세 속에서 중국은 호주와 국제사회와 손잡고 함께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말스 부총리는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전쟁을 원치 않지만, 호주는 자국의 국익을 중심으로 행동해야 하며 중국과 공동 보조를 맞추는 게 목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말스 부총리는 호주는 인도네시아, 인도, 영국, 아랍에미리트(UAE) 등과의 무역관계를 강화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회복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역시 ‘중국과 손을 잡자’라는 제안을 일축하면서도 말스 부총리보다는 다소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앨버니지 총리는 “중국과의 무역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전체 호주 일자리 중 4분의 1이 무역에 기반해 있고 그중에서도 중국은 단연 큰 무역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무역의 80%는 미국이 관여하지 않는 거래”라며 “호주는 이러한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날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대해서는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했지만, 호주는 현재 마냥 웃을 상황은 아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경제가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로 타격을 받는다면 호주 역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주는 파이브아이즈(Five Eyes), 오커스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기도 하다. 게다가 호주는 2020년부터 2022년 스콧 모리슨 정부 하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며 경제보복을 당한 경험이 있다.

호주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호주방송공사에 호주는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여전히 중요하게 생각하며, 미국의 대중국 관세조치를 포함해 어떤 국가에 대한 관세도 정당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호주는 미중간 경제적 충돌에 직접 휘말리고 싶지 않으며 호주와 중국 간에는 여전히 전략적 신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그 당시 했던 일은 정당하지 않았고, 지금 트럼프가 하는 일 역시 마찬가지로 정당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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