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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 폴루스바이오팜(007630)은 이달 2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임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이번 주총을 통해 추연성 전 LG생명과학(현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부사장이 부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추 신임 부회장은 LG생명과학에서 19년간 근무하며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의약품 ‘팩티브’를 주도적으로 개발했다. 추 부회장은 LG생명과학의 미래를 △바이오 △대사질환 △백신 등 3대 핵심사업으로 재편하는 밑그림을 완성했다. 추 부회장은 폴루스바이오팜에 합류한 후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사노피)의 바이오시밀러 등 폴루스바이오팜의 연구·개발(R&D)과 함께 생산을 총괄할 계획이다.
이병건 전 종근당홀딩스(001630) 부회장은 지난달 SCM생명과학으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SCM생명과학은 줄기세포를 이용한 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벤처로 성체줄기세포 분리·제조에 대한 원천기술을 보유했다. 이 대표는 종근당으로 옮기기 전 녹십자홀딩스(005250)(현 GC)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녹십자의 해외시장 진출을 진두지휘했다. 이병건 대표는 “재생의학 등 혁신신약은 대형 제약사보다 몸집이 가벼운 바이오벤처가 더 효율적”이라며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는 재생의학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바이오벤처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광동제약에서 28년간 의약품 개발업무를 담당했던 안주훈 상무(개발본부장)은 지난 4월 바이오제네틱스(044480)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안 대표는 바이오제네틱스의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인수·합병(M&A) 전문가로 꼽히는 김재식 전 한미사이언스(008930) 부사장 역시 지난해 에이즈 치료제 업체인 에빅스젠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표는 대웅제약(069620)에 근무하던 2014년 당시 한올바이오파마(009420) 인수 작업을 이끌었다. 이어 2015년에는 한미사이언스로 자리를 옮겨 의약품 포장·관리 자동화설비 업체인 제이브이엠(054950)을 인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김 대표는 에빅스젠에 합류한 이후 기업공개(IPO)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약사 울타리를 벗어나 직접 창업에 나선 인물도 있다. 남수연 전 유한양행(000100) 연구소장은 제약 컨설팅을 주력으로 하는 인츠바이오를 지난해 설립했다. 이 회사는 신약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상업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이들 업체를 글로벌 제약사와 연결하는 게 주된 업무다. 남 대표는 유한양행에서 근무하던 당시 다양한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며 유한양행의 연구·개발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 받는다.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창업자 역시 LG화학과 사노피아벤티스에서 연구를 하다 지난해 회사를 직접 차린 경우다. 오름테라퓨틱은 암세포 안에 침투해 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 신호를 차단하는 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제약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던 인물의 바이오벤처행에 대해 업계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바이오벤처 대표는 “연구원 출신으로 신약 개발에 직접 도전하기 위해 창업을 했지만, 경영과 사업화에 대한 경험이 없다보니 한계를 느낄 때가 많았다”며 “제약사 핵심인재를 영입할 경우 그동안 쌓은 노하우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제약사는 회사 전략에 따라 연구 주제가 정해지기 때문에 연구 분야를 선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연구자가 직접 창업을 할 경우 연구 주제가 다양해진다는 측면에서 바이오벤처 생태계가 풍성해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