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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김경수(52) 경남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피고인 방어권을 이유로 다른 재판에서 구속된 피고인에게 보석을 권고했다. 곧 보석을 청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김 지사에게도 ‘파란 불’이 켜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차문호)는 28일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견미리씨 남편 이모(52)씨 등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제대로 된 방어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보석을 하고 재판을 진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구속 피고인들에게 보석 청구서를 제출하라고 권고했다. 항소심에서 추가 사실 심리를 많이 할 필요는 없지만, 논란이 있는 사건인 데다 심층적인 심리가 필요해 불구속 재판이 합당하다는 취지에서다.
이씨 등은 2014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코스닥 상장사 A사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유상증자로 받은 주식을 매각해 23억여원 상당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앞서 1심은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이씨에게 징역 4년에 벌금 25억원, A사 전 대표 김모(59)씨에겐 징역 3년에 벌금 12억원을 선고한 바 있다.
서울고법 형사2부는 이씨 등 외에도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김 지사 사건도 심리한다. 김 지사 측도 조만간 재판부에 보석 청구서를 낼 예정이다.
김 지사 측이 현직 도지사로서 경남 도정을 살펴야할 필요성, 사안의 중대성을 비춰봤을 때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재판부가 김 지사 측의 보석을 허용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사건의 내용과 성격, 중대성 등이 김 지사의 경우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건을 기준으로 일률적인 판단을 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