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가격조정 알고리즘 사용해 부당이익 1.4조원 챙겨"

방성훈 기자I 2023.10.04 17:55:37

FTC, 아마존 반독점 소장서 "부당이익 10억달러 이상"
비밀 가격조종 알고리즘 ''네시 프로젝트'' 사용 비판
"경쟁사 가격인상 유도해 자체 판매 상품 수익 늘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비밀 가격조종 알고리즘을 이용해 1조 300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벌어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AFP)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소장에서 ‘네시 프로젝트’(Project Nessie)라는 알고리즘을 사용해 10억달러(약 1조 36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네시 프로젝트는 아마존이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인상했을 때 경쟁업체가 얼마나 따라서 가격을 올릴 수 있는지 테스트하는 알고리즘이다. 경쟁업체가 아마존과 같은 수준으로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해당 품목 가격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방식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FTC는 아마존이 네시 프로젝트를 통해 자체 판매하는 상품은 물론 경쟁업체들의 판매 상품 가격까지 올려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쓰도록 유도했으며,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부당이익이라고 판단했다. 아마존이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정했다는 게 FTC의 주장이다.

아마존 대변인은 “네시 프로젝트는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돼 판매가 지속 불가능한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젝트”라며 “FTC의 주장은 알고리즘에 대해 심각하게 잘못된 설명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네시 프로젝트는 일부 제품만을 상대로 수년 동안 진행됐으나 의도한대로 작동하지 않아 몇 년 전 폐기했다”고 덧붙였다.

WSJ은 “네시 프로젝트는 아마존의 독점적 영향력이 소비자 가격 인상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고 FTC가 불만을 제기한 여러 사례들 중 하나”라며 법원이 FTC의 의견을 수용할 경우 반독점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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