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주 베팅한 국민연금…게임·내수株 담았다

김응태 기자I 2025.01.07 16:52:35

비용 감축 및 신작 기대감에 게임주 비중↑
조기대선 전망에…이마트 등 내수주도 관심
2차전지 및 조선주 보유 지분 증가도 두각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국민연금이 게임주와 내수주 위주로 보유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가가 약세를 보이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커진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저평가 인식이 나온 2차 전지 업체의 지분율을 늘린 것도 눈에 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이달들어 보유 비중을 조정했다고 공시한 84개 종목(분할기업 및 인프라펀드 제외) 중 49개 종목의 보유 비중을 늘렸으며, 35개 종목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기 침체 우려 속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관세 부과 가능성 등으로 국내 증시의 낙폭이 심화하자 저평가된 종목 위주로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게임주가 대표적이다. 국민연금은 엔씨소프트(036570)의 보유 비중을 6.3%에서 7.31%로 1.01%포인트 상향했다. 더블유게임즈(192080)와 시프트업(462870)도 각각 1%포인트 이상 지분율을 늘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단행하고 비효율 사업부 정리하면서 올해 1분기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더블유게임즈는 튀르키예 모바일 게임 업체 ‘팍시게임즈’ 인수, 시프트업은 내년 2분기 ‘니케’ 중국 버전 출시 등이 주요 모멘텀으로 꼽힌다.

국민연금은 내수주 역시 보유 비중을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트(139480)의 보유 지분은 7.95%에서 10.01%로 2.06%포인트 늘었다. 현대백화점(069960)의 보유 비중도 1.03%포인트 확대됐으며 롯데쇼핑(023530), 오리온(271560) 등의 비중도 1%포인트 넘게 상향 조정됐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국민연금이 내수주 보유 지분을 늘린 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 따른 조기 대선 및 확장 재정에 따른 수혜를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인용될 경우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진입하며 여야가 확장 재정 공약을 쏟아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전기차 수요 둔화에 직면하며 주가가 폭락한 2차 전지주 보유 비중을 확대한 경향도 두드러졌다. 2차 전지 양극재 생산업체인 엘앤에프(066970)의 보유 비중은 5.07%에서 6.07%로 1%포인트 늘었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영위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보유 비중 역시 1%포인트 확대됐다.

2차 전지주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인플레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폐지 가능성에 작년에 선제적으로 주가가 조정된 가운데, 법안이 폐지되기 전인 올 상반기에 전기차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판단된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보조금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상반기 미국 내 적극적인 전기차 판매가 예상된다”며 “구매자 역시 빠른 구매가 필요해 재고 조정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외에도 국민연금은 최근 수주 확대 전망에 주도주로 부상한 △HD현대미포(010620)(11.25→12.26%) △STX엔진(077970)(8.25→11.47%) △성광벤드(014620)(6.05→6.10%) 등의 조선 관련주 비중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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