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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학과 3년 차를 사직한 김찬규 씨는 “아픈 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열려 있는 것이 응급실의 문”이라며 “그 안에서 전공의들은 낙수과라는 낙인이 아닌, 필수의료의 자부심으로 일해왔다”고 말했다.
2년차 레지던트였던 전호 씨는 “환자들조차 공공과 지방의 의료를 신뢰하지 못하고 서울로 발을 옮기고 있는 지금 이 시기에 환자와 의료진이 신뢰할 수 있는 진료와 교육 환경,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정부가 지향하는 의료개혁의 방향대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 씨는 또 “점점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이 낮아지고 있다”며 “정부는 의대 증원을 통해 이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무너진 의료현장의 문제를 10년 뒤에 나올 의사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김 씨는 ”전공의 때 대동맥 박리를 진단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한 의사가 작년에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을 잘 아실 것“이라며 ”형벌주의로 의사를 대하는 정책 기조 때문에 의사들은 위축된다“고 토로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전공의들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으로 필수의료 현장에 종사해왔지만, 미래가 없어서 현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공의들에게 목줄을 채워서 현장에 데려다 놓아도 제대로 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전달하는 책과 편지를 통해 전공의들이 바라는 게 무엇인지 숙고해주시고 타협의 여지가 있는지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