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8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암표 방지 민·관 합동 점검회의’에서 이날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의 의미를 이같이 강조했다.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매를 목적으로 입장권을 부정하게 구매하거나, 상습·영업 목적으로 구입가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행위가 전면 금지된다. 암표 판매자에게는 판매금액의 2배에서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을 물리고 사안에 따라 징역이나 벌금도 부과할 수 있다.
최 장관은 “오늘 이 자리는 우리나라 문화예술·공연·스포츠 역사에서 뜻깊은 날”이라며 “대한민국이 글로벌 문화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암표 방지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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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표를 막기 위한 예매처와 중고거래 플랫폼의 책임도 강화됐다. 입장권 판매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는 본인 확인과 신고 기능 운영, 부정거래 게시물 노출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신고기관은 예매처와 중고거래 플랫폼에 부정거래 관련 게시물 작성자 정보와 정보통신망 접속 기록 등을 요구할 수 있다. 사업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제출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암표 근절 이제 시작”…예매처·공연·스포츠업계 ‘원팀’
이날 회의에는 문체부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와 경찰청, 주요 입장권 예매처와 중고거래 플랫폼, 유관 협회, 암표 신고기관 등 19개 관계기관이 모였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개별 사업자의 자율적인 조치에 상당 부분 의존했던 암표 대응에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예스24·티켓링크·네이버 등 주요 예매 플랫폼들은 강화된 본인 확인과 신고 기능 등을 통해 부정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고, 이용자들에게 암표 거래가 불법이라는 사실을 적극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이기욱 멜론티켓 라이브사업팀 차장은 “그동안 부정거래 신고가 들어와도 영장 없이는 유관기관에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웠다”며 “이번 법 개정으로 정보 제공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된 만큼 적극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연업계는 이번 법 시행을 암표 근절의 전환점으로 평가했다. 고기호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은 “공연업계에는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암표가 불법이라는 전 국민적인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들이 공조해 처벌과 적발 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등 인기 경기마다 암표가 기승을 부려온 스포츠업계는 처벌뿐 아니라 사전 차단에 무게를 뒀다. 박근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리그와 구단의 역할 분담을 통해 확실한 책임 체계를 확립하겠다”며 “단속 위주의 사후 조치보다는 사전 예방을 통해 법 개정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당근 등 중고거래 플랫폼들도 암표 거래가 이뤄지는 게시물을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관계기관의 요청에 협조하는 등 유통 단계에서 암표를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개정 시행령에 따라 플랫폼은 부정거래가 발생하면 관련 게시물의 노출을 제한하고 제재 가능성을 이용자에게 안내해야 한다. 신고기관 등이 요청할 경우 게시물 노출을 제한하는 조치도 취해야 한다. 신지영 당근마켓 실장은 “암표는 이를 잡으려는 사람이나 비싼 가격에 표를 사 공연을 보는 사람 모두에게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며 “암표 방지법 시행으로 보다 효과적으로 거래를 차단하고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사기관의 대응도 강화된다. 경찰은 법 개정으로 암표 행위의 위법성을 보다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게 된 만큼 신고 접수부터 전자증거 공유, 수사까지 이어지는 대응 체계를 가동한다. 이기범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과장은 “공연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보다 실효적인 암표 대응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도 신고기관, 관계기관, 예매처와 ‘원팀’으로 긴밀하게 협력해 불법 암표 거래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규제에서 빠진 영화 암표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인다. 최근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흥행하면서 아이맥스(IMAX) 등 특수상영관 티켓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정가의 5배가 넘는 가격에 거래됐지만, 현행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의 적용 대상은 공연과 스포츠에 한정돼 영화 암표에는 적용할 수 없다.
최 장관은 “최근 영화관에서 특정 상영관을 중심으로 암표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영화도 암표를 막을 수 있도록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회에는 영화 분야 암표 근절을 위한 영비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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