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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 수집·전달 소홀, 구조요청 외면”…제전화재 책임자 4명 징계

송이라 기자I 2018.01.11 17:43:10

충북소방본부장 직위해제, 상활실장 등 3명 중징계 요구
"2차 조사 실시…규정위반·문제점 발견시 엄정조치"
소형 특수소방차 개발·방해차량 파괴이동…재발방지책
불시 소방특별조사 실시, 훈련중심 교육프로그램 전환

11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제천 화재 참사 합동분향소에서 변수남 소방합동조사단장이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29명의 희생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사건과 관련해 상황수집과 전달에 소홀하는 등 늑장 대처로 화를 키운 소방 지휘관 4명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소방당국은 추가조사를 통해 규정위반이나 문제점이 발견되면 그에 상응한 엄정조치를 하는 한편 불시에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하는 등 재발방지책을 내놨다.

◇“지휘관들 늑장 대응…상황전달 소홀”

소방합동조사단은 11일 제천체육관에서 이번 참사 관련 최종브리핑을 열고 “신속한 초동대응과 적정한 상황판단으로 화재진압과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해 지휘해야 하는 지휘관들이 상황 수집과 전달에 소홀했다”며 “인명구조 요청에도 즉각 반응하지 않은 부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이일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하고 김익수 소방본부 상황실장, 이상민 제천소방서장, 김종희 제천소방서 지휘조사팀장은 중징계를 요구했다. 이어 10개의 배연창을 잠금장치해 작동과 개방이 불가한 상태로 관리하는 등 건물주의 소방안전관리 적절성에 대해서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조사단은 정보를 받은 현장지휘관은 무전으로 현장대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지 않아 2층에 다수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진입이 늦어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2층 내부에 사람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특별한 지휘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상황을 종합해볼 때 지휘관으로서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상민 제천소방서장에 대해서는 2층 인원에 대한 구조 대책을 늦게 지시한 책임을 물었다. 조사단 관계자는 “소방서장은 현장 도착 초기부터 2층 내부에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도 화재진압 후 주계단쪽으로 진입하겠다는 최초의 전술계획을 변경하지 않는 등 탄력적 전술을 적극적으로 전개하지 않았다”며 “비상구를 통한 진입이나 유리창 파괴를 통한 내부 진입을 지시하지 않는 등 지휘역량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소방서장은 사건 당일 4시12분에 현장에 도착해 2층에 사람이 많다는 정보를 여러번 들었음에도 30분이 지난 4시33분에 이르러서야 지하층 인명검색 후 건물 전면 2층 유리창 파괴를 지시했다. 결국 구조작업을 할 소방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휘관의 미흡한 지휘로 2층에 사람이 많다는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고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란 판단이다.

◇소형 특수소방차 개발·비상구 폐쇄시 영업정지

한편 재발방지를 막기 위한 7가지 방지책을 발표했다.

우선 다수의 인명피해와 연소 확대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는 화재는 선발 출동대부터 대응단계를 상향 발령해 가용 소방력을 총출동시킨 방침이다. 또 중앙119구조본부는 현장에서 지원요청이 오기 전 대형헬기로 다수 구조대원을 우선 출동시켜 골든타임을 사수할 예정이다.

대형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협소한 도로와 소형건물 밀집 골목지역에서 기동성와 작업성이 우수한 소형 특수소방차를 개발한다. 1단계로 소형복합사다리차를 개발, 배치해 2021년까지 전 소방서에 배치토록 할 계획이다.

불법 주차에 대해서도 엄격한 처분을 하기로 했다. 소방출동에 방해가 되는 차량과 장애물은 파괴이동 조치하는 등 강제처분을 강력히 집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전에 예고 없는 불시 소방특별조사를 확대 실시해 단속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비상구 폐쇄 등 중대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영업정지 등 강력한 해정처분을 할 방침이다. 이로인해 인명사고가 발생할 땐 최고 10년 이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벌칙도 강화한다.

소방관들의 지휘역량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훈련 프로그램도 강화한다. 지금은 소정시간 참여만 하면 인정하고 있는 소방학교 교육프로그램을 실제훈련 중심의 능력평가 방식으로 전환하고 승진 필수요건으로 규정해 우수한 지휘관을 양성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2022년까지 현장인력 확충, 드라이비트 건축물 화재안전관리 대책 마련, 불법주차 행위자 벌금 상향 등 종합재발방지책을 발표했다.

이번 참사는 지난달 21일 제천시 하소동에 위치한 노블휘트니스앤스파에서 발생, 29명의 사망자 등 총 69명의 사상자와 약20억 3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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