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 이사장은 스테이블코인이 무역결제에서 바꿀 핵심 요소로 △결제 속도 △비용 구조 △결제·리스크 구조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기존 3~5일 걸리는 정산 시간을 단축하고 환전 마진과 중개 수수료를 줄이는 한편, 물류·무역 데이터를 결제와 연동하면 선지급·후정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신용·미수 위험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존 국제송금은 여러 중개은행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망을 거치면서 정산에 수일이 걸리지만 블록체인 기반 결제를 활용하면 자금을 직접 이전해 정산 시간을 수분 단위까지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이사장은 “환전·결제 비용만 낮춰도 중소기업 전체가 절감할 수 있는 금액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도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지난 5월 외국환거래법 개정으로 가상자산의 국경 간 이전이 외환 관리체계에 편입됐으며 오는 12월부터 관련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가상자산사업자(VASP)는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 내역을 외환 전산망을 통해 보고하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실증과 서비스도 잇따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JP모건의 블록체인 결제망 ‘키넥시스(Kinexys)’를 활용한 국경 간 결제 인프라를 구축했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하나금융·두나무 등과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과 무역금융 온체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현대카드 역시 미국법인에서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한 자금을 멕시코법인으로 보내 다시 달러로 바꾸는 방식의 송금 실증을 진행했다.
문제는 중소기업의 접근성이다. 대기업은 자체 자본과 기술을 투입해 결제·정산 시스템과 개념검증(PoC)을 직접 설계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자체 인프라를 구축할 여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오 이사장은 “화이트리스트 방식의 도매 정산 모델 등을 활용하면 대규모 자체 시스템 없이도 중소기업의 결제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스테이블코인 무역결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제도적 공백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 이사장은 △스테이블코인 수취 방식을 반영한 외국환 신고서식 부재 △법인 지갑 관리 기준 미비 △트래블룰 적용 방식 미정 △제3자를 통한 대신수취·상계거래 신고체계 부재 등을 주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현재는 물건을 수출하고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금을 받으려 해도 국내에서 정상적인 무역결제 방식으로 처리하기 어렵다”며 “외국환거래법 개정을 시작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시행령 등 후속 제도를 통해 이런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의 실증은 이미 빠르게 시작된 만큼 이제는 중소기업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마련해야 한다”며 “외국환거래법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의견이 세부 기준에 반영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과 관련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