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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하이브리드차의 세제지원 혜택도 2025년쯤 종료될 전망이다. 현재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면 개별소비세 100만원과 취득세 40만원 감면을 받을 수 있다. 앞서 하이브리드차의 개별소비세 감면 등 세제지원 혜택은 지난해말 일몰 예정이었으나 업계와 소비자의 반발로 올해까지 연장한 바 있다.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의 가격 하락이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저공해차 포함 여부를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기존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이 동등해지는 시점을 2025년 내외로 예상했지만 지연될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변화로 배터리를 포함해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광물 가격이 오르고 있다.
현 시점에서 하이브리드차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친환경차이기도 하다. 지난해 국내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의 승용차 시장 점유율은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데이터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지난해 신차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18만6245대로 전년(15만2858대)보다 21.8% 증가했다. 지난해 전기차 판매대수는 10만402대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하이브리드차에 비하면 적은 규모다.
자동차 업계는 하이브리드차의 친환경성이 전기차 못지 않고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받는 차종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차가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의 현실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자동차의 전 주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산업부가 지난해 2월 발표한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에 나온 차량 유종별 전 주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기차가 25.4~28.2 t Co2-eq, 하이브리드차가 27.5 t CO2-eq다. 전기차는 주행 중 탄소 배출량은 없지만 연료 생산과 자동차 제조, 배터리 폐기 및 재활용 부분에서 하이브리드차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았다.
전기차 중심의 급격한 정책전환이 국내 자동차 산업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정부가 부품사에 대한 지원혜택은 이어나가겠다고 했지만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기차의 부품 수는 1만8900개로 내연기관차(3만개) 대비 63%에 불과하다.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 부품과 전기동력계 핵심부품을 모두 사용해 기존 부품산업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자동차산업연합회에서 시행한 ‘국내 부품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미래차 부품 1종 개발에 자체자금이 3~6년, 평균 13억원의 시간과 비용이 투입되는 반면 미래차 전환기업 중 17.8%만이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업계는 하이브리드차를 전기차 전환기 가교 역할로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 경우 2035년 전기동력차 전환 100%를 선언하며 전기동력차 중 하이브리드차 비중을 50%로 설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중 국산차 비중이 87%에 달하는데, 자동차 산업 육성 측면에서도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지원책은 이어질 필요가 있다”며 “하이브리드차는 외부 전력 및 충전인프라가 필요 없는 장점도 있어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차 보급 확대가 온실가스 감축의 현실적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