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홍창현 공군중령, 생면부지 혈액암 환자에 조혈모세포 기증

김관용 기자I 2020.05.13 16:00:50

"자녀들에게 생명나눔 실천 모습을 보여줘 뿌듯"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공군 군사경찰단에서 근무하는 홍창현 중령(공사44기·47세)이 혈액암으로 투병중인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했다. 공군 핵심가치인 ‘헌신’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웃사랑을 실천해 주위의 귀감이 되고 있다.

홍 중령은 1996년 1월, 미국 공군사관생도였던 한인 성덕 바우만 씨가 백혈병으로 투병을 하며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접했다. 안타까운 사연에 홍 중령은 이를 돕고자 한국 조혈모세포은행 협회에 기증희망자로 등록했다.

조혈모세포는 적혈구·백혈구·혈소판을 생산할 수 있는 어미 세포다. 정상인의 혈액 중 약 1%에 해당한다. 조혈모세포는 백혈병, 혈액암 환자의 건강을 되찾게 하는 희망이다. 그러나 비혈연 관계에 있는 기증자와 환자의 유전자가 일치할 확률은 2만 분의 1(0.005%) 정도로 기증 대상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당시 홍 중령은 타인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수 있는 여부를 판단하는 조직적합성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검사를 받았지만 부적합 판정을 받아 성덕 바우만 생도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하지 못했다.

그러다 25년의 시간이 흐른 올해 2월, 홍 중령은 기적처럼 조혈모세포은행 협회로부터 유전자가 일치하는 환자가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홍 중령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지난주 혈액암으로 투병 중인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하기 위한 시술을 받고 새생명을 선물했다.

홍 중령은 시술 이후 지난 12일 업무에 복귀했다. 홍 중령은 “마침 조혈모세포를 기증하던 날이 생일이었다”며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얻은 것은 내 생애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흐뭇해 했다. 그러면서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자녀들에게 생명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몸소 보여줄 수 있어서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군사경찰단 홍창현 중령이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로부터 받은 감사장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군]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