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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무역갈등·佛 정치 불안…EU 기업들 전망에 '먹구름'

양지윤 기자I 2024.07.01 17:30:15

유럽 주식시장 투심 개선도 잠시
佛 CAC 40 지수, 1월 이후 바닥
"견고한 펀더멘털에도 정치 리스크 증폭"
씨티그룹, 유럽 주식 '중립'으로 하향
"EU-中 관계 악화…기업 불확실성 높아져"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승리를 거두면서 유럽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 중국과 무역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에서 극우 정치 세력까지 부상하며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치고 있어서다.

(사진=로이터)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시장조사업체 LSEG 데이터를 인용해 범유럽 STOXX 600 지수에 속한 기업들의 2분기 수익은 2%, 매출은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완화적인 정책에 나서고 경제 전망이 개선되면서 유럽 주식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조기 총선을 소집하면서 이같은 전망도 힘을 잃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2주간 프랑스 우량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치를 하향 조정했다. 유럽 증시에 대한 기대치도 낮추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이 의회를 해산하기 전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달 7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STOXX 600 지수는 당시 최고치 대비 2.5% 하락했다. 프랑스 증시의 CAC 40 지수는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매도세가 몰리기도 했다.

데이비드 그로먼 씨티그룹 유럽 주식 전략가는 “실적 시즌에 접어들면서 주가가 다소 하락하는 전형적인 계절적 패턴일 수 있지만 전 분기만큼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펀더멘탈 스토리가 꽤 견고해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리스크가 전면에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는 프랑스 총선거를 기점으로 꺾이고 있다. 펀드 데이터 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최근 한 주 동안 프랑스 주식형 펀드의 환매액이 4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치적 리스크가 부상하면서 유럽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씨티그룹은 최근 유럽 지역의 주식을 ‘중립’을 하향 조정했다.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게 투자의견을 조정한 이유다.

유럽연합(EU)과 중국 간 무역 힘겨루기도 기업들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EU는 중국의 과도한 정부 보조금에 맞서기 위해 중국산 전기 자동차 수입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고, 이에 중국은 EU산 돼지고기 수입에 대한 덤핑 조사를 시작하면서 양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네이선 스위니 말버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장기적으로 독일은 유럽 내 최대 수출 경제국이기 때문에 큰 문제”라며 독일 자동차와 산업을 주목해야 할 부문으로 손꼽았다.

BCA 리서치의 수석 유럽 투자 전략가인 마티유 사바리는 “EU와 중국과의 관계를 둘러싼 위험이 존재하며 이는 분명히 악화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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