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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자신과 불륜설이 불거진 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36)씨 남편이 낸 소송을 취하시키기 위해 거짓으로 문서를 꾸민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강용석(50) 변호사가 5일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지난해 10월 징역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지 163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부(재판장 이원신)는 이날 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된 강 변호사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 범행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1심과 달리 무죄를 선고했다.
강 변호사는 2015년 4월 불륜을 저질렀다며 김씨의 남편 조모씨가 자신을 상대로 제기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 취하서를 김씨와 짜고 위조한 뒤 이를 법원에 제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강 변호사는 조씨 명의로 된 인감증명 위임장을 위조하고 소송 취하서에 조씨 도장을 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김씨가 남편에게 소 취하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말해 이를 믿었다”고 주장했다. 소 취하 문제를 두고 김씨와 언쟁을 벌이던 중 조씨가 ‘(소 취하)할 테면 해보라’는 말을 했고 이를 소 취하에 동의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1심 재판부는 강 변호사의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조씨의 말은 소 취하 권한을 위임한다는 뜻이 아니라 다툼 중에 내뱉은 말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도 이런 사정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김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부족해 강 변호사에게 미필적으로도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소 취하를 절실히 원했던 김씨가 남편과의 대화 내용을 ‘취하에 동의한 것’이라고 유리하게 생각하면서 강 변호사에게는 구체적으로 알리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변호사와의 합의가 결렬된 다음 날 조씨가 소 취하에 응했다는 것이 이례적임에도 법률가로서 부주의하게 김씨의 말만 믿은 잘못은 있다”면서도 “미필적 고의까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범행을 자백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러 강 변호사의 가담 정도를 높임으로써 자신의 가벌성을 낮추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씨는 앞서 2016년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항소하지 않으면서 형은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