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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인 현성오토텍은 지난 3월 광주지방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지만 지난 9일 이를 철회했다. 자구안을 마련해 채권자 변제에 나설 수도 있지만 현재의 재무 상황 등을 고려하면 파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현성오토텍은 차입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며 당좌거래가 중지된 바 있다. 회생절차 신청 과정에서 신재봉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하고 창업주인 김창수 대표이사가 지난 12일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현성오토텍은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자동차 차체용 부품을 전문 업체로 기아 광주공장 1차 협력사로 알려져 있다. 승용 및 상용차 차체 모듈 부품 등을 주로 생산했다. 이중 주력은 승용차종 부품으로 회사 매출의 65%를 차지하고 있다.
현성테크노와 현성오토텍에 감사의견 거절 결정을 내린 삼덕회계법인은 “현성테크노의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포함한 감사절차 실시를 위해 필요한 제반 자료를 제공받지 못했다”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현성테크노의 회생절차 돌입이 예견된 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성장을 이어갔지만 지속적인 사업 확장 과정에서 재무부담이 커진 탓에 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현성테크노는 기아에 납품하는 자동차 모듈 외에 스마트쿠커 사업에 진출한 것은 물론 지난해 11월에는 부동산 시행 및 건설업을 정관에 추가한 바 있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시장 실적 악화 장기화에 따른 현지법인의 적자 역시 현성테크노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현성테크노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기준 마이너스(-) 49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상태에 빠졌다. 총차입금도 237억원으로 전년말 139억원 대비 70.5% 증가했다. 이 중 1년 이내 상환해야 되는 단기차입금은 185억원으로 78.1%를 차지했다. 이는 신용평가업계에서 적정 기준으로 보는 50%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누적 결손금은 502억원에 달한다.
현성테크노의 회생절차 신청은 광주광역시 지역경제에도 적지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현성오토텍은 광주광역시가 선정한 명품 강소기업 36곳에 포함되는 등 지역경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매출 규모만 보더라도 지난 2022년 기준 596억원을 기록하는 등 광주지역 내에서 중위권 이상을 유지했다.
광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연쇄적인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지역 경제 측면에서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며 “매출 규모와 기아차 1차 협력사인 점을 고려했을 때 현성테크노와 연관된 협력사들의 부담은 물론 지역 일자리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성오토텍은 당좌계좌거래가 정지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11월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와 기아가 생산하는 전기차에 공급되는 부품 수주가 확대돼 1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