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는 말 그대로 8년 만에 나타난 영웅을 보기 위한 행렬로 가득 찼다. 행사 주최자인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CEO는 그를 ‘진정한 비전가(True Visionary)’라고 소개했다. 눈길은 모두 젠슨 황의 한마디 한마디에 꽂혔다. 그의 목소리는 자신감과 박진감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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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25 혁신상 심사위원인 필자는 그가 어떤 미래를 구상중일까에 초점을 맞춰 분석해봤다. 그의 결론은 ‘AI 중심 컴퓨팅이 새 시대를 연다’는 것으로 모아졌다.
AI 중심 세상이 펼쳐진다
황이 제시하는 첫 번째 통찰은 AI 중심 세상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황은 우리가 AI주도 혁명의 문턱에 있음을 강조했다. GPU가 그래픽 렌더링 도구에서 지능형 시스템의 핵심으로 진화한 것처럼 차세대 그래픽 카드 RTX 블랙웰은 컴퓨팅 성능을 더욱 도약시켜 과거 SF(공상과학)영역이라 여겨졌던 작업들을 AI가 척척 수행하는 세상이 된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그는 AI를 전기나 인터넷과 같은 기본 인프라로 봐야 하며 모든 도메인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진단했다. 더 큰 데이터 세트, 더 복잡한 모델, 증가된 컴퓨팅 파워가 더 효과적인 AI시스템을 가능하게 하는 ‘AI의 스케일링 법칙’을 작동시켜 AI가 혁신을 이끈다는 진단이다.
‘물리적 AI’가 온다
황이 제시하는 두 번째 통찰은 물리적 AI의 등장을 예고했다는 점이다. 텍스트와 이미지 생성의 단계를 넘어 AI는 이제 물리적 환경을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세상을 열게 된다.
황은 엔비디아의 코스모스와 옴니버스 플랫폼이 이 같은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물리적 AI는 제조, 물류, 자율주행차 등 산업현장의 물리적 시스템을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어 산업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지털 트윈을 통해 운영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결과를 미리 예측함으로써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게 되면 산업혁신이 일어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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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노이드 로봇이 온다
황이 제시하는 세 번째 통찰은 휴머노이드 로봇과의 동행이다. 황은 엔비디아의 합성 동작 생성 및 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의 발전이 인간 환경에서 복잡한 작업을 학습하고 적응하며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의 길을 열어준다고 진단했다.
그는 방대한 양의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AI와 결합함으로써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현재의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렇게 되면 산업로봇에 그치지 않고 의료부터 가정 보조에 이르기까지 휴머노이드와 일상을 함께하게 된다는 전망이다.
AI 에이전트가 온다
황이 제시하는 네 번째 통찰은 AI 에이전트라는 새로운 보조원 세상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황은 AI 에이전트를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설계된 디지털 존재라고 소개했다.
AI 에이전트는 연구 보조원, 상호작용 교육자, 운영 분석가 등으로 활동하며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행 가능한 통찰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황은 엔비디아의 NeMo 프레임워크는 이러한 에이전트를 특정 도메인에 맞게 맞춤 개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에이전트의 힘을 기존의 워크플로우와 결합함으로써 개인과 조직의 효율성과 혁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
필자는 젠슨 황의 기조연설을 들으면서 AI가 발휘할 무한 능력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도 책임과 윤리성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AI가 중요한 사회 시스템과 점점 더 통합됨에 따라 윤리적 고려,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황이 예견한 미래는 AI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더 나은, 더 지능적인 세상을 만드는 동반자가 되는 세상이다. 비극적 세상이 되지 않도록 모두 함께 노력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