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푸트니크는 러시아가 정식 승인하면서 세계 최초로 국가 승인을 받은 코로나19 백신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물론 유럽의약품청(EMA), 세계보건기구(WHO)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미국 최대 바이오 전문지인 바이오스페이스(BioSpace)는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에 WHO의 승인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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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도 스푸트니크가 민간업체에서 개발한 것이 아닌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만든 것이어서다. 개발에 필요한 자금은 러시아 국부 펀드인 ‘RDIF(러시아 직접 투자 기금)’와 국방부가 제공했다. 해외 수출은 RDIF가 담당하고 있다.
RDIF는 미국 재무부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28일 러시아 중앙은행은 물론 RDIF에 대한 제재도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기금을 모으기 위해 RDIF에 오랫동안 의존해 왔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의 WHO 승인을 받기 위해 작년 12월 WHO에 관련 데이터를 제출한 바 있다. WHO는 지난달 러시아를 방문해 제조 현장 검사를 시행할 계획이었다. 바이오스페이스는 “WHO의 방문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이전에 이루어졌는지 알 수 없다”고 보도했다.
안전을 이유로 미국 등 주요 국가의 대사관 비필수 인원의 출국이 허용된 상황인 만큼 WHO 역시 러시아 제조 현장을 방문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WHO와 무관하게 독일 바이에른 주 정부는 스푸트니크가 만약 EMA의 승인을 받더라도 생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바이에른 보건부는 EMA의 승인을 받은 스푸트니크V 250만 도즈를 구입하는 계약을 RDIF와 맺은 바 있다. 당초 러시아 제약사 ‘R-Pharm’이 독일 바이에른에 제조시설을 구축했고 매달 최대 800만~1000만도즈의 백신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영향에 스푸트니크의 또 다른 생산공장이 있는 인도에서는 서방의 제재가 자국 공장의 생산에 차질을 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푸트니크는 러시아를 포함해 74개국에서 승인받았지만 주요국 규제당국의 문턱을 넘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스푸트니크 승인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있다. 사전검토 과정에서 보완 자료가 필요해 업체에 요청했지만 회신이 오지 않았다는 게 식약처의 설명이다. 현재 스푸트니크의 국내 허가권과 판권은 휴온스(243070)가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