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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대만 TSMC, UMC 등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과 같이 ‘순수 파운드리’를 전략 방향으로 삼을 계획이다.
DB하이텍은 물적분할을 통한 분사를 결정한 데 대해 “신설법인을 100% 자회사로 두면 신설법인의 실적을 모두 반영받게 돼 분사로 인한 매출 감소가 발생치 않는다”며 “오히려 기존 브랜드사업으로 인해 진출하지 못했던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신설법인의 신규사업 진출에 따른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DB하이텍은 황규철 사장을 브랜드사업부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하고 파운드리사업부와 브랜드사업부 각자대표체제를 출범한 바 있다. 이미 분리된 두 사업부가 물리적으로도 나뉘게 되는 셈이다.
분할 대상인 브랜드 사업부는 액정표시장치(LCD)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시스템 반도체를 외주 설계하는 사업을 벌여 왔다. 매출액 규모는 3000억~4000억원 규모다.
DB하이텍은 그간 파운드리 고객의 기술유출 등 이해충돌 문제로 인해 범용 제품 중심으로 꾸려진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미니LED TV 구동칩 등 고성능 반도체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DB하이텍 측은 “신설법인 역시 안정적인 파운드리 공급망을 확보하는 등 시너지를 높일 수 있어 진입장벽이 높은 팹리스 시장에 안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DB팹리스’의 경우 상장은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다. DB하이텍은 불가피하게 상장할 경우 모회사인 DB하이텍 주주총회를 통해 주주들의 동의를 반드시 거칠 수 있도록 정관도 개정하기로 했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DB하이텍은 1주당 배당금을 지난해의 3배 수준인 1300원으로 늘리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팹리스 사업부 분사 검토 당시 기업 가치 감소를 우려한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이 일었던 것을 의식한 행보로 읽힌다. 당시 반대에 부딪혀 DB하이텍은 분사 결정을 철회했던 바 있다.
분사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오는 30일부터 20일간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공시에 따르면 분할에 반대해 청구권을 행사한 금액이 1500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분할 결정을 철회하게 된다.
조기석 DB하이텍 사장은 “글로벌 파운드리의 전략방향에 맞춰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분리해 각각의 전문성을 한층 높여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규철 DB팹리스(가칭) 사장은 “모회사인 DB하이텍과의 시너지를 높여 ‘제 2의 미디어텍’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