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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타버스가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업들의 초실감형 기술도 함께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가상세계 구축을 넘어 그래픽 기술을 높여 실제와 혼동할만한 화면을 구축하고, 사용자가 느낄 수 있는 촉감형 기술들이 개발되는 등 메타버스의 레벨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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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스타트업 쉬프트올은 최근 메타버스와 연동해 사용자에게 더위나 추위를 느끼게 해주는 웨어러블 기기 ‘페블 필’을 선보였다. 페블 필은 조약돌처럼 손바닥에 감기는 고성능 ‘펠티어 소자’(다른 두 금속을 접합한 뒤 전류가 통할 때 냉각되는 현상을 이용한 소자)를 내부 부착해 작동한다. 특수 셔츠나 벨트를 함께 사용하면 목덜미에서부터 냉난방 효과를 준다.
최저 9도에서 최대 42도까지 온도를 구현할 수 있고, 1회 충전 시 15시간 정도 사용 가능하다. 무게는 약 60g에 불과하며 블루투스를 통해 연결한다. 일본 파나소닉의 자회사이기도 한 쉬프트올은 최근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22’에도 페블 필을 포함한 다양한 메타버스 관련 기기들을 전시했다.
쉬프트올 관계자는 “우리는 지금까지 스팀VR에 호환되는 전신추적시스템(Full body tracking system)을 일본시장에서 판매해 온 회사”라며 “메타버스 시장 확대를 위해 파나소닉과 협력해 페블 필 등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메타버스가 시·청각을 넘어 촉각의 영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스페인 스타트업 OWO와 국내 VR업체 비햅틱스도 대표 기업이다.
OWO는 올해 CES에서 햅틱(촉감)조끼로 혁신상을 받았다. 햅틱조끼는 촉감을 느끼게 해주는 기기다. 예를 들면 게임 속에서 칼에 찔리거나 총에 맞는 감각을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단순 진동을 넘어 실제 총에 맞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다양한 자극을 준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햅틱 피드백은 진동에만 국한돼 왔는데, 딱 한가지 감각만 느끼게 해준다”며 “하지만 메타버스에선 모든 종류의 감각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햅틱스도 올해 새로운 햅틱 장갑을 선보였다. 장갑 손가락 끝에 배치된 10개의 햅틱 모터를 통해서다. 지금까지 많은 햅틱 장갑은 많은 센서 부착과 비용 등으로 대중화가 어려웠지만 비햅틱스는 카메라 기반 손 추적 기능(Hand traking)을 적용해 사용성은 올리고 비용은 낮췄다. 이 같은 햅틱 기기들은 메타버스 속 다양한 직업이나 실습교육때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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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보통신(286940)은 HMD(머리 장착형 디스플레이) 기반의 초실감형 메타버스 구현에 나섰다. 기존 아바타 위주의 메타버스가 아닌, 수준 높은 그래픽으로 실사와 가상세계를 혼동할 만큼의 초실감형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지난해 VR전문업체 칼리버스를 인수, 이 회사의 초고화질 압축기술, 실시간 렌더링 기술 등을 통해 품질을 높였다.
실제 칼리버스가 구현한 메타버스 서비스를 보면 이전 서비스들과는 다소 다르다. 최근 CES 전시장에서 직접 체험한 칼리버스 메타버스는 6만 5000여명이 있는 가상 콘서트 구현도 가능한데다 심지어 매우 정교했다. 유통 분야에도 접목해 실제 명품들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실감 나게 구경할 수 있다.
노준형 롯데정보통신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도 아직 초실감형 메타버스 서비스는 첫걸음 단계여서 우리가 완전히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네덜란드 패션기술 스타트업 라라랜드(Lalaland)는 최근 주요 패션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메타 모델 ‘크리에이터’를 발표했다. 다양한 체형, 크기, 인종별로 바꿀 수 있는 초실감형 가상 패션 모델이다. 기존 AI피팅 서비스에 비해 사실적이면서도 맞춤화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실제 같아야 제품 판매로까지 이어지는 패션·유통 분야에선 이 같은 초실감형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 높을 수밖에 없다.
IT 기업들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메타버스가 앞으로 보다 정교한 기술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청각을 포함한 촉각 기술이 최근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아바타를 활용한 단순한 메타버스 시장과, 오감을 활용한 초실감형 메타버스 시장이 각자 특성에 맞게 나눠져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시각, 청각, 촉각을 초실감형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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