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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인터넷은행 사금고화 우려에 대한 항변

유현욱 기자I 2018.07.12 14:31:02

"애초 기업대출 불가..향후에도 1인기업 위주일 듯"

인터넷전문은행 국회 토론회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년의 성과 평가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왼쪽 두번째)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대기업의 사금고화, 재벌의 사금고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 분리를 풀어주자는 요구에 반대하는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이다. 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반(反)기업 정서와 반재벌 정서와 맞닿아 있다. 이를 어떻게 불식시키느냐가 은산분리 완화 논의의 핵심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년의 성과 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 참석해 “지나친 우려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후 일찌감치 토론회장을 찾아 ‘기우’를 잠재우는데 공을 들였다.

심 대표는 “은산 분리는 재벌이 은행을 소유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사금고화 등 폐해를 사전에 방지하는 장치로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다만 “사금고란 대주주가 은행에 예치된 고객의 돈을 자신이나 관계사 필요에 의해 임의로 대출을 타내는 걸 말할 것”이라고 규정한 뒤 “현재 개인신용대출만 취급하는 케이뱅크는 기업이나 특히 대기업에 대한 대출기능 자체가 아예 없다”고 일축했다.

이때 객석에서 심 대표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방청객들이 가장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어 “향후 케이뱅크가 기업자금대출을 취급하더라도 전자적으로 거래 내역이나 자금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1인기업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더욱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한 법안은 대부분 대주주로의 대출 등 신용공여 금지나 대주주가 발행한 주식 취득 제한 조항 등을 포함하고 있다. 심 대표는 나아가 “추가적인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면 최소한의 자율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적극적으로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럼에도 인터넷전문은행에 재벌과 대기업의 비자금을 쌓아둘 수 있다는 재반박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는 연내 도입을 예고한 급여지급과 대금결제 등의 업무를 처리하는 법인용 금융거래시스템인 펌뱅킹 시스템 구축과 법인을 대상으로 한 수신 영업을 일단 우선순위에서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민감한 시기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심산일 터다. 36년 된 불가침의 원칙을 허무는 길이 지난(至難)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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