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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참석한 미일 1차 관세협상 결과…'큰 진전' 뭐지

정다슬 기자I 2025.04.17 15:36:04

트럼프, 이례적 '장관급' 각료와 50분간 회담
백악관 "트럼프 직접 협상과 협의에 관여하길 원해"
일본은 신중모드…"이전 정상간 약속부터 지켜야"
로이터 "美 관세협상 양보의지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일본 측 관세협상 대표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을 만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미국의 첫 공식 관세협상인 미일 1차 회담이 16일(현지시간)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직접 미일 대표단과의 회담에 참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약 50분간 진행한 직후, 자신이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서 “일본 통상 대표단과 회담할 수 있었던 것은 매우 큰 영광이다. 큰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미일은 일단 이른 시일 내 합의해 정상 간 발표를 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이달 중 두 번째 회담을 하기로 했다.

“美 90일 이내 거래 성립 의욕 강해”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을 종합하면, 회담은 이날 오후 4시 반부터 약 50분간 워싱턴DC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일본 측 대표로는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참석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뺀 장관급 회담이 5시 반부터 백악관 별실에서 75분간 진행됐다.

한 나라의 수장이 ‘장관급’을 직접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일본 역시 아카자와 재생상이 미국으로 이동하는 비행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SNS로 이 소식을 알았다고 한다. 이번 협상은 협상 시작에 앞서 ‘예비적 사실 확인’ 성격으로 보고 있었던 일본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주재하에 긴급회의를 열었다.

MAGA모자(사진=트럼프스토어)
아카자와 재생상은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격이 훨씬 낮은 사람인 나와 직접 얘기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일본과의 협상이 최우선이라는 발언을 들었다”고 밝혔다. 아카자와 재생상은 미국 측이 관세가 유예된 90일 이내 ‘거래’를 성립하려는 의욕이 매우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본정부에 따르면 아카자와 재생상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슬로건인 ‘MAKE AMERICA GREAT AGEA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가 적인 빨간 모자를 받았다고 한다.

교도통신은 “단기간 내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엿보이며 일본은 어려운 협상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센트 장관이 ‘회의는 생산적이며 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 직접 회담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협상과 협의에 관여하길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아카자와 재생상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는 “국제경제에서 미국이 현재 놓인 입장에 대해 솔직한 인식을 들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밝힌 바대로 미국이 무역에서 불리한 대접을 받고 있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냈을 가능성이 있다.

아카자와 재생상은 확인하지 않았으나 이후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이 방위비를 더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음주 협상을 시작하는 우리나라에도 관세와 비관세장벽 외에도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환율은 이번 의제에 오르지 않았다.

◇日이시바 “미일 입장차 여전”


일본은 신중모드다. 아카자와 재생상으로부터 전화보고를 받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일미간에는 여전히 입장 차가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와 체결한 무역협상에도 미국이 일본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당시 미일은 양자협상을 통해 일본이 미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등에 대한 관세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수준으로 낮추는 대신 “협정을 성실히 이행되는 동안에는 일본 자동차와 부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일본은 이같은 약속을 들어 지난 3월 발표한 자동세 25% 관세에서 일본을 면제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카자와 재생상은 14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이런 사실에도 미국 정부가 자동차에 대해 추가관세를 부과한 것은 지난 경위를 살펴보더라도 유감이며 미국 정부에 조치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측은 지금도 미국과의 협정을 지키고 있다. 지난 1일(일본시간) 미국산 소고기 관세율을 22.5%에서 21.6%로 내렸다. 합의를 깰 경우, 보복조치를 했다는 여지를 남길 수 있어서다. 쌀 관세율을 문제 삼고 있는 미국 측이 농산품에 대한 추가 관세 인하 등을 요청할 경우의 협상 카드로도 남겨둔다.

미국 관세가 유지될 경우, 일본 기업들이 약속한 대미 투자 여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부각한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이 대미투자에서 5년 연속으로 최대 투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대미투자를 1조달러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및 공동개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일본의 협상을 시작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무역국에 대한 본격적인 무역협상을 시작한다. 유예기간 동안 일본,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 무역국과 원칙적 협의를 이루는 게 목표다.

로이터통신은 “일본과의 협상은 금융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경기 침체 우려를 낳은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해 워싱턴이 양보할 의지가 있는지를 가늠하는 초기 시험대”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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