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추모 행렬 장사진, 일부는 눈물도
전날 2500여명 조문…옐런 美재무장관도
추후 합동 추도식 예정…韓정부도 파견 방침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지난 8일 피격으로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장례식이 12일 오후 1시 일본 도쿄에 위치한 사찰 조죠지(增上寺)에서 가족장으로 열렸다. 상주는 아베 전 총리의 부인인 아키에 여사로, 가족을 비롯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 모테키 도시미쓰 간사 등 자민당 주요 간부와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이자 이른바 ‘아베파’로 불리는 ‘세이와카이(세이와정책위원회)’ 고위 인사 등 가까운 동료들이 참석했다고 이날 일본 공영 NHK가 보도했다.
| 시민들이 도쿄 조죠지에서 가족장을 마치고 떠나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운구차를 지켜보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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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에 따르면 수많은 인파가 아베 전 총리를 추모하기 위해 조죠지 앞 거리로 몰렸으며, 장례를 마친 오후 2시30분께 운구차가 출발하자 “고맙다”는 외침과 박수가 쏟아졌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무더운 여름 날씨에도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 행렬이 장사진을 이뤘으며, 눈물을 보인 시민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의 관을 실은 운구차는 자민당 본부, 총리 관저, 국회 등을 거쳐 시나가와구(區) 내 화장장(재장)으로 향했다.
가족장에 앞서 전날 오후 6시부터 같은 사찰에서 시작된 일본 장례절차인 ‘쓰야’(通夜·망자의 유해를 지키며 밤을 지새는 절차)에는 약 2500명의 인사가 다녀갔다. 기시다 총리와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자동차 사장,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그룹 회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조문했다. 미·일 재무장관 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도 이곳을 찾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같은날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총리에게 조의를 전달했다.
관례에 따라 일본 정부와 자민당이 합동 주최하고 기시다 총리가 장의위원장을 맡는 아베 전 총리의 합동 추도식이 추후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합동 추도식에는 외국 정부 조문단도 대거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정진석 국회부의장, 중진 의원들로 구성된 대통령 특사 성격의 조문 사절단을 일본에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추모하는 일본 시민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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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대 최장수 총리인 아베 전 총리는 참의원(상원) 선거 이틀 전인 지난 8일 40대 남성의 피격으로 사망했다. 일본 정부는 전일 열린 내각 회의에서 아베 전 총리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국가 최고 훈장인 대훈위국화장경식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아베 전 총리에 앞서 대훈위국화장경식 훈장을 받은 일본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명뿐이다.
한편 NHK에 따르면 경찰 조사 결과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는 1년 전 아베 전 총리에 대한 범행을 결심했다. 경찰 조사에서 야마가미는 당초 폭발물을 범행에 사용할 계획이었으나 총으로 바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그의 집에서 완성된 수제 총 5개, 미완성 상태인 수제 총 2개를 압수했으며, 총기 성능을 알아보기 위해 시험 사격을 한 흔적도 찾아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