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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사진·51) 한국해양과학기술원(키오스트)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 대장은 독도의 날인 25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독도는 동해 해양생태계의 오아시스처럼 소중한 곳”이라며 “우리 땅 독도의 아름다움을 연구·조사해 전 세계에 자랑하고 싶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대장은 2014년에 울릉도에 키오스트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가 출범할 때부터 현지에서 해양생태계 연구를 해온 독도 전문가다. 이 키오스트 연구팀은 그동안 독도를 103회나 조사해 왔다. 국내외 연구진을 통틀어 가장 많은 조사 횟수다. 김 대장은 연구할수록 독도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한다.
“독도 바다는 너무나 깨끗합니다. 독도 인근 해상에서 드론을 띄우면, 바닷물 속이 환히 보입니다. 어떤 때는 해저 30~40m까지 보일 정도입니다. 보면 볼수록 독도 바다는 역동적인 모습입니다. 독도에 높게는 13m 넘는 파도가 칠 정도여서 갈 때마다 바다 속 모습이 바뀌어 있습니다.”
이 같은 `독도 사랑`은 독도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연구 성과로 결실을 맺었다. 연구팀은 해양수산부 지원을 받아 울릉도·독도 주변 해역의 플랑크톤을 연구하고, 2017년에 국제 저널에 `Dokdo` 제목으로 게재하는 성과를 거뒀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독도 바다사자(강치)`의 뼈를 확보하고, 국제유전자은행에 `Dokdo` 명칭으로 등재하기도 했다.
“1997년 20대 대학원 시절에 지리산에 갔다가 일본인 학생을 만났어요. 독도 얘기를 나눴죠. 국제법을 전공한 이 일본인 학생은 당시 일본 측 입장을 굉장히 잘 주장했어요. 그런데 저는 `독도는 우리 땅` 정도만 알고 있었죠. 너무 부끄러웠어요. 그 뒤로 PC 통신 천리안에 독도 사랑 동호회를 만들고 독도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 기억이 독도 연구의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뜻깊게 시작한 연구였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외부에선 일본 순시선이 연구·조사를 방해했고, 국내에선 충분한 연구 지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키오스트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의 연구 인력은 현재 7명뿐이다. 예산·규정 문제 등으로 인력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다. 독도 전용 조사선이 없다 보니, 연구진들이 낚싯배를 빌려 왕복 6시간 거리인 울릉도·독도를 오가며 연구하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김 대장은 `꽃피는 봄날`을 고대하고 있다. 내년 3월께부터는 독도·울릉도 연구를 전담하는 연구조사선(45t급)이 해수부 지원으로 건조돼 현장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낚싯배를 빌려야 해 연구가 필요한 시기에 독도를 못 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연구조사선이 취항하면 지금보다 더 밀도 있고 정밀한 독도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대장은 “독도를 지키려면 독도 전문가를 키워서 과학으로 해양 주권을 지키는 게 필요하다”며 “연구진들이 독도에 상주하면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에는 독도에 해양과학기지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울릉도와 독도를 분리해 갈라치기 하는 게 일본의 핵심 정책”이라며 “울릉도와 독도를 연계해 함께 연구하고 함께 발전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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