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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중학교 성적평가방식(절대평가)과 고입시 적용되는 평가방식(상대평가)이 달라 현장에서는 행정력 낭비를 지적한 바 있다. 중학생들은 2012년부터 성취평가제에 따라 A~E 등급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다만 일반고 선발에서 정원을 초과할 경우를 고려해 성적순으로 학생을 뽑았는데 이를 위해 상대평가로 환산해 점수를 계산했다. 현장 교사들은 자유학년제인 중1을 제외하고 학생들이 2~3학년 동안 받은 학점 80%와 출결·행동발달·봉사활동·창의적 체험활동 평가 점수 등 20%를 점수로 환산해 석차를 백분율로 매겨왔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와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단체 협약에서 고입 성적평가방식 절대평가를 약속했다. 행정력 낭비 뿐만 아니라 고교 진학을 위한 상대평가로 인해 서열화가 조장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현장 교사가 절대평가인 성적을 상대평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상당 시간 소요되는 탓에 중3 마지막 학기에는 기말고사를 12월 중순이 아닌 11월 초에 치르는 불편함도 있었다.
이에 따라 2025년부터 학생들은 일반고 진학시 절대평가 점수 환산이 아닌 가장 낮은 등급인 E(성취도 60% 이하)가 포함된 비율만이 입시에 적용된다. 예를 들어 중학교 42과목 중 E등급이 없다면 해당 학생은 100점이 되고 모든 과목이 E등급이라면 0점이 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출결 상황을 포함해 최종 점수가 매겨진다.
일반고는 그간 정원을 초과하는 경우 성적순으로 학생을 뽑고 있었는데 절대평가 방식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서울 일반고 209개교에 6만1676명이 지원했는데 76명만이 탈락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E등급 포함 비율과 출결 성적만으로도 충분히 탈락자를 선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5년부터 평가자료 산출을 현장 교사가 아닌 교육청이 직접 일괄 처리할 예정이다. 또 그간 11월 초에 치러졌던 중간고사는 12월 중순으로 정상화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약속했던 부분이기도 하고 일각에서 지적한 행정력 낭비·서열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서울지부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성보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행정예고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됐지만, 이제라도 개선된 점은 환영한다”면서도 “여전히 E등급 성적을 매기는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사안들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