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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행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이 먼저인 나라, 성장하는 중산층의 나라, 실용이 이념을 이기는 나라를 만들겠다”며 6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시대를 바꾸는 대통령, 우리가 이깁니다’라고 쓰인 단상엔 오른 그는 “그동안 보수정당에선 강조되지 않았던 중도와 중용의 가치를 중시하는,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를 열겠다”며 출마 포부를 밝혔다.
“선거로 심판할 것”…이재명 비판하며 주먹 불끈
이번 대선에서 한 전 대표는 정치 교체·세대 교체·시대 교체를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시대 교체를 완성하려면 세대교체도 필요하다.”라며 “참모들이 써준 보고서를 머리로만 이해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미래의 방향과 문제의식까지 읽어낼 수 있는 대통령이어야 한다. 저 한동훈이 바로 그런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다. 민주당 등에 포진한 86세대(60년대생) 정치인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재명 전 대표를 향해선 “입법·행정·사법을 움켜쥔 독재 정권을 만들려 하고 있다.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망치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목에서 한 전 대표의 목소리는 커지고 이따금 주먹을 쥐어보이기도 했다. 한 전 대표는 “그(이 전 대표)가 형사법정에서 심판받기 전에 우리 국민은 그걸 기다리지 않고 이번 선거에서 심판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한 전 대표에 앞서 이날 오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대표는 계엄과 탄핵 사태에 전직 집권당 대표로서 사과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분열된 당원을 향해선 “계엄과 탄핵으로 고통받은 분들의 마음에 깊이 공감한다”며 “고통을 끝까지 함께 나누겠습니다. 그 고통을 제가 더 많이 더 오래 가져가겠다”고도 했다. 또한 윤석열 정부 정책에 관해선 “윤석열 대통령의 모든 정책들이 저평가 받아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보수의 핵심 가치인 자유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책임을 다할 때 우리는 다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엔 “적절한 때가 되면 연락드릴 생각인데 특별히 계획을 갖고 있진 않다”고 답했다.
347(‘AI 3대 강국’·‘국민소득 4만弗’·중산층 70%) 경제공약
한 전 대표는 “대통령의 권력남용 가능성 뿐 아니라, 민주당 같은 다수의 횡포도 개혁하겠다”며이번 대선에서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와 양원제를 골자로 한 개헌을 공약했다. 자신은 개헌이 끝나면 2028년 총선에 맞춰서 중도 사퇴하겠다는 게 한 전 대표 구상이다. 그는 “저는 새시대의 주인공이 아니라 구시대의 문을 닫는 마지막 문지기가 되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미래와 성장·실용을 강조하는 경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인공지능(AI)·로봇·반도체·에너지·바이오 산업 등을 집중 육성해 한국을 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키고 국민소득 4만 달러, 중산층 70% 시대를 열겠다는 3·4·7 공약을 제시했다. 또한 근로소득세 인하와 경제판 나토(New Alliance for Trade and Opportunity·무역과 기회를 위한 새로운 동맹), 한평생복지계좌 등 맞춤형 복지 등을 공약했다. 특히 소득세 인하에 관해선 “근로소득은 자신이 노력한 만큼 버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소득세를 낮추면 계층 이동에도 도움된다”고 말했다.
이날 한 전 대표가 출마 선언을 한 국회 분수대에는 지지자들이 운집했다. 이들은 한 전 대표가 한 문장 한 문장 말할 때마다 박수치며 ‘화이팅’을 외쳤다. 조경태·배현진·정성국·한지아 의원 등 친한계(친한동훈계) 의원들도 모여 한 전 대표의 대선 가도를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