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30일 이틀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KRX)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STO 써밋 2024’에서는 첫째도 법제화, 둘째도 법제화, 셋째도 법제화가 키워드였다. 연사나 패널로 나선 국내외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아 법제화 없이는 국내 STO 시장은 아무것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을 비롯해 싱가포르, 영국, 일본 등에서는 이미 STO 관련 규제가 체계를 잡으면서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탈석유를 지향하는 중동에서도 규제하되 금융상품을 차별없이 받아주니 STO 등록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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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작년에 이어 올해 STO 써밋에서도 여전히 규제완화, 법제화를 외칠 수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규제가 없기 때문에’ 규제에 묶여버리는 상황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써밋에는 컨퍼런스와 별개로 다양한 비즈니스 미팅이 이뤄졌다. 해외 기업들은 STO 사업을 준비하는 한국의 은행, 증권사 뿐 아니라 실물자산연계(RWA) 사업을 함께 할 수 있는 운용사, STO 스타트업과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일반 해외 참석자들도 다수 있었다. 네트워킹 파티에 참여할 수 있는 유료 티켓 구매자 중에는 해외 카드로 결제가 안돼 달러로 현금 뭉치를 들고 와 티켓값을 낸 인사도 있었다. 그만큼 해외에서는 한국 STO 시장이 열리기만 하면 발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상황이다.
지난 회기 관련 법안이 폐기되면서 답보상태였던 STO 법제화는 그나마 최근 여당에서 토큰증권(ST) 시장 법제화를 다시 한 번 추진하면서 희망이 다시 보이는 분위기다.
글로벌 사업자들은 이미 시장을 무서운 속도로 선점해가고 있다. 이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정부 규제에 묶여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된 STO 시장을 정부가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관련 제도를 만들어줘야 한다. 정부만을 바라보며 ‘기약없는 버티기’에 나서고 있는 기업들에 빠르게 답을 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