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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에 대마초 냄새, 새벽 3시 경기까지…너무 '핫'해진 US오픈의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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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희 기자I 2026.09.10 11: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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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까지 뉴욕서 열리는 US오픈 테니스대회
자유분방한 그랜드슬램 자처…올해는 골머리
크리에이터 2배 가까이 초청…촬영이 경기 방해
세계 1위 사발렌카, 대마초 냄새에 경기 중단
새벽 3시 넘어 끝나는 경기도 다음날 일정에 영향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세계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그랜드슬램을 자처해온 US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1억 800만 달러)가 올해는 자유분방함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 도중 사진과 영상을 찍는 인플루언서부터 코트까지 흘러드는 대마초 냄새, 끊이지 않는 관중 소음에 새벽 2시를 훌쩍 넘기는 경기까지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온다. 흥행을 키우려는 시도가 정작 선수들의 경기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US오픈 관람하는 팬들.(사진=AFPBBNews)
US오픈 관람하는 팬들.(사진=AFPBBNews)
오는 14일(한국시간)까지 미국 뉴욕의 플러싱 메도스에서 열리고 있는 US오픈. 올해 가장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있다.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이들을 적극적으로 대회에 초청하고 있다. 지난해 54명이었던 관련 출입·취재 자격 발급 규모는 올해 거의 10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들은 테니스뿐 아니라 패션과 음식,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한다. 문제는 일부의 촬영이 실제 경기까지 방해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오사카 나오미(세계랭킹 13위·일본)의 여자 단식 1회전에서는 포인트 도중 코트 옆 스위트룸에서 인플루언서들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다 주심의 제지를 받았다. 유튜버나 인플루언서들이 촬영할 때 많이 쓰는 가운데가 뚫린 원형 조명, 밝은 링라이트를 켜고 촬영하는 일도 벌어졌다. 오사카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참여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모두가 규칙과 관람 예절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제시카 페굴라(3위·미국)도 인플루언서들이 US오픈의 다양한 문화를 소개하는 것은 새로운 팬 유입에 도움이 된다면서도 경기 도중 셀피용 조명 등을 사용하는 것은 “조금 무례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대회장 전광판에는 플래시 촬영과 기타 조명 사용을 삼가달라는 안내까지 등장했다.

선수들을 괴롭힌 것은 휴대전화와 링라이트뿐만이 아니다. 세계랭킹 1위 아리아 사발렌카(벨라루스)는 3회전 도중 강한 대마초 냄새 때문에 서브 동작을 멈추고 주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사발렌카는 “뭘 피우든 상관없지만 제발 테니스 코트 주변에서는 그러지 말아달라”며 경기 중 대마초 냄새를 견디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논란은 지나치게 늦은 야간 경기다. 남자 단식의 알렉산더 츠베레프(2위·독일)는 첫 두 경기를 현지시간으로 각각 오전 1시 55분과 2시 15분에 마쳤다. 2번째 경기가 끝난 뒤 텅 빈 관중석을 앞에 두고 인터뷰에 나선 그는 “모두가 피곤하다. 다들 자러 가고 싶어 한다”며 서둘러 자리를 떴다.

벤 셸턴(9위·미국)의 2회전도 오전 2시 27분에 끝났으며, 심지어 지난 9일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과 치른 8강전은 새벽 3시 33분에야 끝났다. 역대 US오픈에서 가장 늦게 끝난 경기로 기록됐다.

비너스 윌리엄스(618위·미국)는 앞선 노바크 조코비치(5위·세르비아)의 경기가 4시간 36분 동안 이어지는 바람에 다음날 0시 13분에야 경기를 시작했다. US오픈 역사상 가장 늦은 경기 시작이었다. 윌리엄스는 “이렇게 늦게 경기를 시작해야 하는 다른 스포츠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늦은 경기 종료는 다음 날 일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기 뒤 치료와 식사, 회복까지 거치면 취침까지 거의 3시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잠에 드는 게 더욱 늦어지고 훈련과 경기 준비가 줄줄이 밀린다. 사발렌카는 “전체 일정이 엉망이 될 수 있다”고 했고, 페굴라도 방송 중계 등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선수들이 새벽 2시에 경기를 마치는 것이 적절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윔블던이 오후 11시 이후 경기를 진행하지 않는 ‘통금 시간’을 두고 프랑스오픈이 야간에 한 경기만 편성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에서 열리는 US오픈은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경기와 뜨거운 관중 분위기를 대회의 매력으로 내세워왔다. 비행기와 기차 소리, 수만 명의 관중이 만들어내는 소음이 뒤섞이는 거칠고 자유로운 분위기는 원래 US오픈만의 색깔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 자유분방함의 경계를 어디에 둬야 하느냐는 질문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사카모토 레이가 팬들과 셀피를 찍어주고 있다.(사진=AFPBBNews)
일본의 사카모토 레이가 팬들과 셀피를 찍어주고 있다.(사진=AFPBB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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