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현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장(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내란 국정조사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4일) 0시 50분에서 1시 사이에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보안폰으로 전화가 왔다. ‘화상회의를 했는데 대통령님께서 문을 부숴서라도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말씀하셨어. 전기라도 필요하면 끊어라’ 이렇게 지시받았다”고 밝혔다.
이 여단장은 “군인은 상관의 중요한 지시를 받으면 기계적으로 복명복창(상급자가 내린 명령·지시를 되풀이해 말하는 것) 하게 돼 있다. 제가 ‘대통령님께서 그런 지시를 하셨던 말씀이십니까’라고 복명복창 했는데 ‘응’이라고 약간 주저하는 목소리로 말씀하시면서 전화를 끊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제 차 안에서 (곽 전 사령관의) 전화를 받았기에 차량에 탑승한 내부 인원들은 (복명복창 내용을) 들은 것으로 확인했다”며 “(곽 전 사령관) 전화가 끝날 때쯤 1대대장 전화가 와 제가 대통령님 지시를 언급했는데 수사기관에서 그 내용이 녹취가 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여단장은 ‘국회의원을 끌어내라인가? 인원을 끌어내라인가’라는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국회의원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특전사 요원은 아닌죠?’라는 추가 질의에 대해서도 “네”라고 답했다.
이 여단장과 함께 차량에 탑승하고 있었던 안효영 1공수특전여단 작전참모(중령)도 ‘이 여단장의 진술이 모두 사실이냐’는 백혜련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그렇다”며 “문맥상 맞고, 정확한 단어는 기억 못하지만 대통령 지시라는 것은 기억한다. (‘대통령 지시’가) 임팩트가 있어서 기억하고 있다”고 답했다.
계엄 당시 곽 전 사령관과 함께 특전사 지휘통제실(지통실)에 있었던 참모들도 관련 상황에 대해 진술했다. 김영권 특전사 방첩부대장(대령)은 “곽 전 사령관이 많은 전화를 받던 중 조금 긴장하면서 받는 전화가 있었다. 누구 전화인가 하고 의구심이 있어서 옆 간부에게 물어보니 코드1(대통령)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남기동 특전사 감찰실장(대령, 당시 작전처장)도 “곽 전 사령관이 경례를 하면서 받은 전화가 한 번 있었다. 특전사 경례구호가 ‘단결’인데 당황했던지 ‘충성’이라고 한 적이 있다”며 “상급자라고 하면 장관이나 그 이상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부대 복귀 후에도 정확한 상황 기록을 유지하는데 집중했다. 이 여단장은 “부대 복귀에 지통실로 가서 ‘상황일지를 절대 수정하지 말라’, ‘지휘관이나 부대를 위해 수정하지 말라’, ‘이후 수정하면 실무자는 공문서위조로 처벌받는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수첩을 꺼내 있었던 것을 다 기재했다. 연필로 하면 수정될 수 있다고 볼까 봐 볼펜으로 했다. 그것을 검찰 조사 때 제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