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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선 과정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사안은 지역 안배다. 김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강조한 만큼 인선에도 이를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내년 4월 총선 앞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이나 성별, 연령 등의 안배를 고려해 당 지도부를 총선 체제로 바꿀 수 있다”고 봤다.
3·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를 보면 울산을 지역구로 둔 김기현 대표와 부산 출생인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이 부산·울산·경남(PK), 경북 의성에서 3선을 지낸 김재원 최고위원이 대구·경북(TK) 출신이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서울 광진갑 당협위원장을, 비례대표 의원인 조수진 최고위원은 서울 양천갑 당협위원장을 각각 맡고 있고 서울 강남갑 의원인 태영호 최고위원 등 3명이 서울을 기반으로 뒀다. 이 때문에 수도권과 강원, 호남 등을 보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의 첫 선택은 TK였다. 당선 당일인 지난 8일 당대표 비서실장에 구자근 의원(초선·경북 구미갑)을 내정하며 TK를 채웠다. 구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의 구미 출정식을 지원하는 등 TK에서 김 대표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또 다른 고민은 친윤(親윤석열)이 될 전망이다. 이미 3·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가 친윤 위주로 꾸려진 상황이다. 김 대표도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윤계 지원을 받았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작용한 당대표인데 바로 친윤계로 주요 당직을 채운다면 비판 받을 수 있다”며 “시간을 두고 더 고심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이번 인선의 핵심으로 꼽히는 사무총장직에 친윤계가 거론된다. 사무총장은 당의 살림을 총괄하는 자리로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중간 평가 성격을 띤 만큼 대통령실과의 의견 조율도 필요하다.
당초 유력한 후보로 꼽히던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또 다른 친윤계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재선·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이 사무총장을 맡으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 의원은 친윤계 위주로 구성된 국민의힘 의원 공부모임 ‘국민공감’ 총괄간사를 맡고 있다.
사무총장과 호흡을 맞출 조직부총장과 전략기획부총장엔 박성민(초선·울산 중)·배현진(초선·서울 송파을)·엄태영(초선·충북 제천단양)·이양수(초선·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윤 정부의 주요 정책을 국회에서 뒷받침할 정책위의장 후보군에도 관심이 쏠린다. 원내수석부대표인 송언석 의원(재선·경북 김천)이나 직전 비상대책위원을 지낸 정점식 의원(재선·경남 통영고성) 등이 정책통으로 꼽힌다. 다만 정책위의장은 이르면 이달 말 치러질 원내대표 경선 이후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당헌상 정책위의장을 임명할 땐 당대표가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치도록 돼있다.
지명직 최고위원을 두곤 전망이 엇갈린다. 직전 지도부와 마찬가지로 재선 혹은 3선급 중량감 있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의견과 동시에 이번 전당대회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 가운데 기회를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재선인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이나 김석기 의원(경북 경주) 등이 물망에 오른다.
당의 ‘입’인 수석대변인엔 윤석열 대통령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초선·비례대표)이나 강민국 의원(초선·경남 진주을), 최형두 의원(초선·경남 창원마산합포) 등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표의 후보 시절 캠프에서 윤희석 공보 총괄본부장, 김예령 수석대변인도 합류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 대표는 주요 당직자 인선을 앞두고 친윤 일색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이제 고민한다”며 “일색은 무슨, (기자가) 다 정했나”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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