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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을 내세워 후원금 6억원을 모집하고 잠적한 택배기사 ‘경태아부지’와 여자친구는 경찰 신고가 접수된 지 6개월 만에 검거되면서 행적이 드러났다. 이들은 반려견 ‘경태’와 ‘태희’의 심장병 치료비가 필요하다며 신고 없이 거액의 후원금을 모으고, SNS 계정을 팔로우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갚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주범으로 파악한 여자친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받아 수사하고 있다.
과거 TV 프로그램, 시민단체 등 공식적인 경로로 후원금을 모집하던 시절과 달리 인터넷 발달로 SNS를 통한 후원금 모집이 어렵지 않게 이뤄지고 있다. SNS에서는 “공단에서 차에 치여 죽기 직전 구조된 자두(가명)가 골반뼈 수술을 통해 새 주인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 등 수술비 명목으로 후원금을 모집하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선의를 악용한 사례가 이어지면서 후원금 모집에 대한 불신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교 커뮤니티에선 “반려견의 수술비가 필요한데 집안 사정이 어려워 후원금을 구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오자 일부 학생들의 반발로 후원금 모집이 종료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후원금은 신뢰할 수 있는 단체에 기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회계처리를 해야 한다거나 감사를 받는 의무사항이 없으므로 이를 악용하는 것”이라며 “개인이 (후원금을) 모집하는 경우 홈페이지를 폐쇄해버리고 잠적하면 검거하기 쉽지 않아 후원하기 전에 공익단체 등 믿을 수 있는 곳에서 하는 건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후원금을 모집할 수 있는 도구가 발달하니까 남의 돈을 쉽게 갈취하는 경우를 보고 범죄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남을 돕겠다는 선한 마음에서 시작한 후원인데 횡령 사례가 많아지면 사회가 각박해질 수 있는데 피해 사실을 파악하면 경찰에 빠르게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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