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카카오·두나무, 원격의료 플랫폼 ‘메디르’에 투자

김예린 기자I 2022.03.24 14:55:24

프리 시리즈 A에 20억원대 규모로 투자
하이퍼로컬 전략 차별성에 VC들 '러브콜'
"의료진 반발보다 공감대 살 것"
단순 감기 넘어 암과 당뇨 등 만성질환까지 확대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카카오벤처스와 두나무앤파트너스 등이 국내 하이퍼로컬 원격의료 플랫폼 ‘메듭’에 20억원대 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 대응해 비대면 진료를 한시적으로만 허용했기 때문에 사업 불확실성이 있지만, 의약사 집단을 포섭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판단과 규제 완화 기대감 아래 ‘배팅’하는 모양새다.

사진=메듭 누리집 캡처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듭을 운영하는 ‘메디르’는 카카오벤처스와 두나무앤파트너스, 엑스퀘어드 등에서 20억원대 규모 프리 시리즈A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라운드에는 작년 프리시드에 투자한 퓨처플레이와 500글로벌코리아도 참여했다. 프리시드 단계를 포함하면 총 투자금은 30억원이다.

메듭은 하이퍼로컬을 지향하는 원격의료 플랫폼이다. 환자가 집이나 회사 등 원하는 위치의 2km 이내 병원과 약국에서만 비대면 진료와 처방약 배송을 받을 수 있는 O4O(Online for Offline) 방식을 적용했다. 올 1월부터 서울 강남과 서초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손덕수 메디르 대표는 맥킨지앤컴퍼니와 VIG파트너스 등을 거쳐 메디르를 창업했다.

VC들이 꼽은 메듭의 차별성은 완전 진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비대면 진료 후 주사 접종 등 추가 치료를 원할 때, 대면 진료 후에도 주기적인 비대면 관리·처방이 필요한 질환을 앓는 경우 환자들이 편의성을 누리면서 연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로컬 기반이 아닌 플랫폼들은 초진 이후 차도가 없어도 추가 진단이 쉽지 않은데, 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평가다.

병원과 약국에서는 비대면 1차 진료 시 오진 가능성 등 책임 소재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어 긍정적이다. 보통 의료 플랫폼은 상당수 의료진을 보유한 소수 플레이어가 선점효과로 의료시장을 독과점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반면 메듭은 2km 이내로 경쟁을 제한하면서 지역 환자와 의료진을 연결해 소수의 독과점을 막고, 추가적인 대면 진료로 의료진이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전략이다. 메듭은 단순 질병은 물론 의사의 직접 확인이나 주기적 방문이 필요한 만성질환과 정신질환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초기부터 투자해온 권오형 퓨처플레이 파트너는 “메디르의 장점은 실행력과 맨파워로, 어느 회사보다도 결과물이 나오고 개선되는 과정이 빠르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비대면 진료에 대한 의약사 반발이 거세질 수 있는데, 메듭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사업모델을 구상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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