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이초 앞에서 손자의 유치원 버스를 기다리던 박모(67)씨는 1년 전 서이초 사건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추모 물결이 이어졌던 지난해 이날을 떠올리던 박씨는 “우리 손자도 유치원 1년 더 다니고 서이초에 보내야 하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며 “다시는 그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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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의 악성민원에 괴로워하던 2년차 교사가 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지 정확히 1년이 지났지만 학부모들은 그날의 기억을 생생히 하고 있었다. 3학년 아이를 서이초에 보내고 있는 40대 조모씨는 “아이들도 휴대전화를 통해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가슴 아픈 소식을 모두 다 알고 있었다”며 “선생님을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지만 젊고 착한 교사였다는 소식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마음이 아픈 만큼 재발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자가 서이초에 입학할 예정이라고 밝힌 60대 박씨는 “예전에는 ‘우리 아이들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때려서라도 가르쳐달라’라고 했는데 지금은 정반대”라며 “우리 손자가 다닐 서이초에 다시 그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선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들의 동요를 우려한 학부모들은 취재진의 접근을 극도로 꺼리기도 했다. 서이초 사건과 관련한 질문을 하자 ‘안타까운 일’이라면서도 아이의 어깨를 잡고 빠르게 교문을 통과하기도 했다. 학교 측 역시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 학교 앞에 세워진 근조화환을 돌려보내는 등 평상시와 같은 환경을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이날 서이초는 사건 1년을 맞은 오늘 방과후 학교를 취소했다. 학교 관계자는 “원래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 같아 취소했다’, ‘아이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해 취소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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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교사들 역시 안타까움을 표했다. 4학년에 재학 중인 임모(23)씨는 “지난해 사건을 보고 당시엔 너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아직도 공부를 하면서도 가끔 생각이 떠오르는데 싱숭생숭하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예정된 추모 공연을 연습하고 있는 1학년 이모(20)씨는 “사건을 듣고 너무 안타까웠다”며 “공부를 할 때도 간혹 생각이 난다. 교권도 올라가고 교사를 보는 시선도 달라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