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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600억 공제받은 완다비전, 韓서 제작하면 80억 돌려받아"

정다슬 기자I 2022.08.22 19:00:36

韓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 주요국가보다 철저히 낮아
콘텐츠 산업 생산유발계수 커…세제 지원 통큰 투자로 돌아올 것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 지원과 지원 방법 다양화도 고려해야

김용희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 교수가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상콘텐츠 세제지원제도 개선방향’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CJ ENM)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을 현행보다 최소 2배 이상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유럽 등 주요국가들은 콘텐츠 제작비를 최대 40%까지 세액 공제해주지만, 우리나라는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에 불과해 경쟁력에서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용희 동국대 영상대학원 교수는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영상콘텐츠 세제지원 제도 개선 방향 세미나’에서 “국내 콘텐츠 기업 6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 기업의 81.3%가 현행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의 제작비 세액공제 비율에 대해 적정하지 않다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오는 9월 중 올해 12월 말에 종료되는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의 적용기간을 3년 연장하고 OTT콘텐츠 제작비용을 세액공제 대상에 추가하는 세재개편안을 담은 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다만 세액공제율은 3·7·10이라는 기존 수준을 유지한다.

김 교수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콘텐츠 기업이 희망하는 세액공제율이 대기업 10%, 중견기업 22.5%, 중소기업 23.8%이다. 응답기업 전체가 세액공제율이 확대된다면 이 제도를 적극 이용하겠다고 답변했으며, 이 중 82%의 기업은 세금 절감분을 콘텐츠 산업에 재투자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 해외 사례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제작비 2664억원을 지출한 ‘완다비전’의 경우 25%의 세액공제를 받아 600억원 이상을 절감했다”며 “완다비전이 국내에서 만들어졌다면 80억원을 공제받는데 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각국 세액공제율은 미국 25~35%, 캐나다 30%, 프랑스 30%, 호주 16~40%에 이른다.

김 교수는 이렇게 절감된 제작되는 더 큰 투자로 이어져 경제효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조사에 따르면 생산유발효과는 △방송 1조790억원 △영화 3842억원 △OTT 2835억원에 달했다.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방송 4302억원 △영화 1532억원 △OTT 1130억원으로 집계됐다. 취업 유발효과는 △방송 5772명 △영화 2037명 △OTT 1503명으로 나타났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송대찬 테이크영화사 대표도 “영화 ‘설국열차’를 촬영할 때 체코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수백억원의 제작비를 들였는데, 체코에서도 기본으로 25~30%의 세금을 감면해준다. 체코 인력을 채용하면 이보다 더 깎아준다”며 “국내에서 제작하면 이런 혜택을 거의 못 받는다”라고 했다. 공제율이 높은 국가에서 더 많은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작자뿐 아니라 투자자에 대한 세액공제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연성 위매드 대표는 “콘텐츠 제작 업계에선 기업 자체에 대한 투자보다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는 상황이다”라며 “현실적인 세액공제 제도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수익이 발생했을 때만 납부세금을 절감해주는 세액 공제뿐만 아닌 현금 환급 등 지원 방식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오클라호마에서는 지출 내역의 35%를 환급해주고 있으며, 호주에서도 호주 내에서 발생한 제작비용에 대해 장편은 40%, 단편은 20%까지 지원해준다. 프랑스는 20~30%의 법인세를 감면해주되 상한선을 두고 있는데, 감면세액이 세액보다 많아지면 차액을 현금으로 돌려준다.

백승일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사무처장은 “K콘텐츠 글로벌화가 진행되면서 세계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을 펼쳐야 하지만 치솟는 제작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재원구조”라며 “영상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율 상향이 신작이나 차기 시즌에 대한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진다면 대한민국 콘텐츠 산업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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