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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난 1월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연속 서해 완충구역에 총 350여발의 포격을 가하며 연초부터 자극적인 무력도발을 했다. 같은 달 14일엔 고체연료 추진체계 적용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중거리급 추정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9일엔 수중핵무기체계 ‘해일-5-23’을 시험했다. 이어 1월 24일부터 2월 14일까진 모두 5차례에 걸쳐 다양한 지역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도발 휴지기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 한미 연합훈련에 대응해서는 고강도 도발보다는 전쟁대비 훈련 등 실질 대비훈련에 주력하고 있다”며 “미국 고위관료들의 비핵화 중간 조치(interim step) 언급, 일본과의 교섭 기대, 푸틴의 방북, 북중수교 기념 등을 감안해 전반적으로 상황을 관리하고 불안정시키지 않으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이 연중 가장 큰 정치행사인 양회가 지난 11일까지 진행됐고, 오는 15~17일엔 러시아의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북한이 중러의 상황을 고려했다는 것이 대북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나 미 해군 항모강습전단 등 미국의 전략자산이 등장하면 도발을 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북한이 ‘지방발전 20X10 정책’ 이행을 주력하기 위해 도발을 멈췄다는 평가도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월부터 지방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화두를 심각하게 던지고 있다”며 “그만큼 북한의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미 연합훈련이 아직 이틀 남은 만큼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양 교수는 “4월 총선과 서해 꽃게철을 감안하면 다양한 방식으로 긴장을 높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7일 “아직 훈련 초입이라 북한이 톤을 낮췄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작년에는 (중국 양회 종료 후) 3월 12일에 도발해 위기를 조성한 바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 교수는 “과거 북한은 한미 연합훈련이 끝난 직후에 대규모 도발을 하곤 했다”며 “훈련이 아직 진행중인만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