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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건우 사무노조위원장 "파트너십 인정하면 회사와 상생 가능"

손의연 기자I 2021.04.26 17:45:43

이건우 현대차 사무노조위원장 "사무연구직의 소통 창구 만들었다"
SNS·데이터 이용해 의사결정·지지기반 빠르게 확보
공정한 평가 보상 시스템·근로환경 개선 필요해
파트너십 인정하면 회사와 노조 윈윈 가능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MZ세대를 기반으로 그룹 내에 사무연구직의 소통 창구를 만들었다는 게 가장 의미있죠.”

이건우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위원장이 26일 서울시 강남구 대상 노무법인에서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사진=손의연기자)


이건우(27) 현대자동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동조합위원장은 집행부, 대상 노무법인과 함께 26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 위원장이 지난 3월 19일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든지 38일 만이다.

최근 제조업 기반 대기업의 20~30대 직원을 중심으로 공정한 성과보상에 대한 요구가 빗발쳤다. 현대차그룹에서도 MZ세대를 중심으로 사무연구직 노조가 꾸려졌다.

노조는 SNS를 중심으로 신속하게 의사를 모았고 실시간으로 지지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 위원장은 본인이 채팅방을 만들었지만 구성원들의 폭발적인 반응이 받침이 됐기에 노조 설립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조조정 등으로 대기업에서 45세 이상까지 다니기 쉽지 않은데 정년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한 만큼의 대가는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 않나”며 “그런 불만이 블라인드에 나타났고 이후 오픈채팅방과 밴드를 통해 구체적인 조직화로 이어졌다. 온라인을 통해 공감대가 빠르게 형성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30개 계열사의 목소리를 모으는 건 쉽지 않지만 MZ세대다운 방법을 찾아나가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데이터를 중요시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 위원장은 “MZ세대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중요시하는데 데이터 기준으로 의사결정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며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견을 살피면서 소수의 목소리도 모두 기록하고 있다”고 했다.

사무연구직 노조는 우선 산별노조 형태로 운영하다가 향후 구성원이 늘어나면 계열사별 지부 구조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오픈채팅방과 밴드에 참여하는 이가 6000명임을 고려하면 향후 가입자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의 목소리를 취합해 요구안과 전략적인 협상안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노조는 지식노동에 대한 가치 인정과 사무연구직 노동자가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는 근로환경 구축을 요구할 계획이다. 노조 집행부에선 회사 차원에서 평가와 보상시스템 개편을 위한 TFT를 구성하고 여기에 노조도 참여하는 방안을 사측에 제안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이 위원장은 “기업의 발전은 생산직·기능직과 사무직·연구직이 같이 일궈온 결과인데 생산직 노조의 적극적인 활동 결과로 기존 노조를 중심으로 근로조건이 개선돼왔다”며 “그간 창구가 없었기에 사무연구직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못했으며 지금 단계에서 창구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향후 LG전자와 현대중공업, 금호타이어 등 사무노조와 연대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연대가 진행되면 사무연구직 노동자 중심의 연맹을 결성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회사와 노조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노조가 회사의 전략적 파트너이지 않나”며 “기존 틀에 박힌 노무관리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회사도 노조와 파트너십을 인정하고 서로 잘 활용할 수 있어야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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