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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기력 1~4호기는 발전 공기업 서부발전이 350메가와트(㎿)씩 총 1400㎿ 발전설비를 운영해 온 수도권 주요 발전시설이다. 한때 우리나라 전체 전력 생산량의 15%를 도맡기도 했다. 1980년대 아산국가산업단지 조성과 평택항 건설도 이곳 발전 전력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발전 분야의 탈탄소 친환경화 움직임 속 화석연료인 중유에 기반을 둔 기력발전은 그 수명을 다하게 됐다. 발전산업은 최근 태양광·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등 무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을 진행 중이다. 같은 취지에서 유연탄이나 중유 발전소도 이보다 탄소 배출량이 절반 이상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 발전소로 속속 대체되고 있다.
평택 기력발전소 역시 환경 규제 강화에 맞춰 중도에 탈황·탈질 설비를 추가로 설치하고, 2020년엔 아예 연료를 중유에서 LNG로 전환하는 등 변신을 꾀하며 설계수명 종료 시점에 이른 지난해 말까지 전력공급 역할을 다해왔다.
아직 이곳 부지·설비 활용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와 서부발전은 이곳을 수소만을 연료로 쓰는 수소 전소(全燒) 발전소로 탈바꿈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평택시 역시 이를 중심으로 수소에너지 국가산업단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확정 예정이던 제11차 전기본 역시 계엄·탄핵 정국 속 국회 승인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만큼 이곳 활용 계획 수립 때까진 상당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아직 수소 전소 발전 기술이 상용화 이전 단계이기도 하다.
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는 1400㎿ 규모 기력 1~4호기 외에도 LNG를 연료로 발전하는 2복합발전소(868.5㎿)를 비롯해 태양광 발전소 및 에너지 스토리지(ESS), 수소를 쓰는 연료전지 발전 설비 등 총 987㎿의 발전 설비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말일 열린 이곳 종료 기념식에는 이정복 서부발전 사장과 정장선 평택시장, 최진모 평택해양경찰서장, 변혜중 평택해양수산청장을 비롯해 평택시민 및 환경단체 관계자 등 16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평택 기력발전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만 한 시대를 책임졌던 그 웅장함과 위대함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이곳이 앞으로 최고의 친환경 발전단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부·지방자치단체(지자체)와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시장 역시 “서부발전이 새로운 빛(발전)을 향해 전진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