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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은퇴자협회(AARP)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지난해 대기업에서 정규직 또는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면서 가족을 간병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7%가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50%는 간병 때문에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거나, 휴가를 쓰곤 한다고 답했으며, 37%는 근무 시간을 줄이거나 파트타임 근무로 전환했다고 했다. 10명 중 4명은 아예 휴직을 신청(32%)하거나 직장을 그만둔(16%)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AARP와 전국돌봄연합(NAC·National Alliance for Caregiving)이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성인인 친지를 돌보는 인원은 약 4800만명으로 추산된다. 미국 전체 인구 3억 3300만명(2022년 기준)의 14.4%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61%는 직장일과 간병을 병행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정규직에 종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과거 육아 혜택처럼 앞으로는 노인 돌봄 혜택 등과 같은 지원 요구가 확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CNN은 노부모 또는 중병에 걸린 배우자 및 가족을 돌보는 일은 신체적·정서적으로 지치게 만들며, 간병 비용도 많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미 노인 돌봄 실행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HR 컨설팅업체 머서(Mercer)가 500명 이상 직원을 둔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34%는 노인 돌봄 관련 추천 또는 상담을 현재 제공하고 있거나 내년부터 제공할 계획이다.
또한 20%는 노인 돌봄 지원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17%는 간병인 지원을, 16%는 케어 코디네이션 및 네비게이샨 서비스를, 14%는 노인 돌봄 휴가를 각각 제공하고 있었다. 500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은 제공하는 혜택 비중이 더 높다고 CNN은 부연했다.
앞으로는 근무 형태와 시간 측면에서 더욱 유연해지고, 재정적인 부분이나 휴가 확대 등 다양한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머서의 수석 책임자인 멜린다 이즈비츠키는 “미국 인구의 고령화, 근로자들의 정년 연장 등을 고려하면 기업들의 돌봄 (지원)은 더욱 보편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