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 안해" 발언 조명…부통령 후보 밴스는 누구(종합)

조윤정 기자I 2024.07.16 17:58:00

2022년 상원 선거에서 트럼프 지지 받아 승리
과거 편지에서 트럼프를 ''미국판 히틀러''로 칭해
트럼프 장남, 절친한 친구 사이로 든든한 지원군

[이데일리 조윤정 인턴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전당대회 첫 날인 15일(현지시간) J.D. 밴스 상원의원을 올해 대선의 러닝메이트로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밴스 상원의원은 2016년부터 8년 동안 ‘반(反)트럼프’ 진영의 대표적 인사였으나, 이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열렬한 지지자로, 극적인 정치적 변화를 거치며 유력 부통령 후보로 자리 잡았다.

트럼프 주최 박람회에서 밴스 상원의원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마약과 빈곤에 휩싸였던 성장 과정을 바탕으로 베스트셀러 출간

밴스 의원은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이혼 후 마약 중독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외조부모의 손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해병대에 입대해 이라크 전역에서 전투 특파원으로 복무했다.

전역 후에는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와 예일 로스쿨에서 공부했다. 졸업 후에는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리스트인 피터 틸이 운영하는 회사에 합류해 스타트업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밴스 의원은 2016년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자신의 성장 이야기를 담은 회고록 ‘힐빌리 엘레지(Hillbilly Elegy)’를 출간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 책은 그의 성장 과정과 빈곤, 학대, 마약 중독에 고통받던 백인 노동 계층의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 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해에 출간돼 백인 노동 계급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일종의 지침서로 여겨졌다. 뉴욕타임스는 서평에서 이 책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주도하는 데 기여한 백인 하층 계급에 대한 사회학적 분석”이라고 평했다. 2020년에는 동명의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정치 무대에 등장해 2022년 롭 포트먼 상원의원의 은퇴 발표 이후 팀 라이언 하원의원을 제치고 상원의원으로 당선됐다.

◇‘미국판 히틀러’에서 ‘생애 최고의 대통령’으로

밴스 의원은 2016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문화적 헤로인’이자 ‘백인 노동계급을 어두운 곳으로 이끌고 있는 선동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그는 “나는 절대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이라며 단언해 반(反)트럼프 인사로 여겨졌다.

CNN은 밴스 의원이 2016년과 2017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많은 ‘좋아요’를 눌렀다고 분석했다. 그가 삭제한 트위터 게시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와 무슬림 등 나의 소중한 사람들을 힘들게 하므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작성했다. 그는 또한 2016년 2월에 친구와 나눈 편지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판 히틀러’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2022년 상원 의원 선거에 출마하기로 한 후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로 변신했다. 밴스 의원은 선거 유세 중에 “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잘못 생각한 것을 후회한다”며 그를 비난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는 내 생애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그는 상원의원 선거에서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완공과 같은 강경 우파 제안을 중심으로 선거 캠페인을 전개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어 승리했다. 당선 후 밴스 의원은 미 상원에서 낙태 반대와 우크라이나 지원, 국경 정책 강화 촉구, 기후 변화의 영향 경시 등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많은 정책을 옹호하는 데 앞장섰다.

◇트럼프 장남이 든든한 뒷배

이번 부통령 후보 선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주니어와 밴스 상원의원은 절친한 동료이자 친구다.

CNN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그의 부친이 부통령 후보를 망설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밴스 상원의원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밴스 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장 깊은 관계를 맺었으며 부통령으로 선정된다면 가장 충성스러울 것”이라며 설득했다고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밴스 의원의 저서를 통해 그가 정치 경력을 시작했을 때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밴스 의원을 자신의 팟캐스트에 초대해 함께 방송을 진행하며 친한 사이로 발전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다들 알다시피 저는 밴스 의원을 지지해왔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10일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요 공약인)아메리칸 퍼스트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당장 이 영상을 시청하라”며 밴스 상원의원의 연설 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시하기도 했다.

한편 밴스 의원은 39세의 젊은 나이로 공화당 내에서 세대교체 가능성을 시사하며 전통적인 블루칼라 유권자들의 지지를 되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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