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내년 물가 상승 2% 밑돌듯…금리 인상 '속도조절론'(종합)

김정남 기자I 2017.12.27 17:35:35

[2018 경제정책]
정부, 내년 물가 상승 1.7% 전망…2.0% 못미쳐
기준금리 인상 더뎌질듯…채권시장 영향은 미미

각 기관들이 전망하는 내년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분포다. 모든 기관들이 통화정책 목표치(2.0%)에 미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처=각 기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정부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7%로 내다봤다. 올해(1.9%)보다 낮을 정도로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부의 물가 전망치가 주목 받는 것은 내년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의 전망치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목표치(2.0%)보다 낮다는 점에서 인상 ‘속도조절론’이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 “내년 물가 상승 1.7%”

<본지 12월26일자 질 낮아진 일자리가 물가까지 낮췄다 등 [저물가 미스터리]①~⑦ 기사 참조>

정부는 27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세 둔화 등으로 공급 측면의 물가 상승 압력은 완화할 것”이라면서 “경기 회복으로 수요 압력은 상승하겠지만 고용 등 불확실성은 있다”고 평가했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물가는 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올해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53달러로 전년 대비 29.3% 급등했지만, 내년(55달러) 상승률 예상치는 3.8%에 그치고 있다.

다만 외식 관광 여행 등 개인서비스 물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소비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최저임금 인상 등이 그 이유다.

정부의 전망치는 다른 기관들과 비교해 높은 편이 아니다. 한은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8%로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9%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1.5%)과 LG경제연구원(1.6%) 등보다는 높지만, 이례적인 저물가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생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 입장하며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기준금리 인상 ‘속도조절론’

상황이 이렇자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속도는 더뎌질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은 통화정책의 기본으로 ‘물가안정목표제(inflation targeting)’를 채택하고 있다. 물가만 보고 정책을 추진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물가를 무시하기도 어렵다. 물가 상승률이 한은 목표치(2.0%)에 계속 못 미치는 ‘저물가 미스터리’가 계속디면, 인상에 나서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다수의 한은 금융통화위원들도 추후 인상 속도는 완만해야 한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내년에 많아야 기준금리 2회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다만 이날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는 않았다.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점 때문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0.6bp(1bp=0.01%포인트) 상승한 2.497%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선물시장에서도 10년 국채선물(LKTBF)은 전거래일 대비 18틱 하락한 121.50에 마감했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하락하는 건 그만큼 선물가격이 약세라는 의미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나온 경제정책방향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꾸준히 얘기해 왔던 사안이어서 예상했던 수순”이라면서 “내년 2분기는 지나야 의미있는 전망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