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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드미트리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방러 계획에 대해서도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북러가 보안을 위해 회담이 열리기 전까지 보안을 유지하는 행보로 분석된다. 정상회담은 12일을 전후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보스토크 외에 회담이 열릴 수 있는 장소 후보로는 하바롭스크, 모스크바, 아무르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바롭스크는 김 위원장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방문했던 곳이며, 아무르주에는 최첨단 시설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있다. 북러 정상이 이번 회담에 위성 기술과 핵 추진 잠수함 등 군사협력을 논의할 경우 우주기지는 발표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지난 7일 “김정은이 기존 예상 경로와는 다른 ‘깜짝 행보’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블라디보스토크 외 지역에서 만날 경우 김 위원장의 이동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상회담의 준비를 위한 의전 등을 고려하면 블라디보스토크가 유력할 것이라고 본다”며 “김 위원장이 그동안 포럼 등에 참석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정상외교를 폄하 않기 위해서 러시아 측이 북한을 배려하기 위해 EEF와 관련이 없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은 북러정상회담을 위해 이날 전용 방탄열차인 ‘태양호’를 타고 평양을 출발해 러시아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교도통신은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탄 열차가 이날 평양을 출발, 러시아로 향했다며 두 정상이 12일 오후 회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정보당국도 김 위원장 열차가 북·러 국경에 접근 중인 것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2019년 4월 이후 4년 5개월만이다.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무기거래 등 북러 간 군사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정상 간 만남을 통해 외교적으로 고립된 국제사회에서 확실한 우군을 확보할 수 있고, 러시아의 핵잠수함 등 기술 이전까지 받을 수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북한으로부터 탄약 등 재래식무기 공급을 받을 수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6·25 정전협정 7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방북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함께 군수공장을 방문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잇달아 군수공장을 시찰하며 무기수출을 위한 준비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회담을 놓고 미국은 북미정상회담을 자포자기 행위로 평가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CBS방송에 출연해 북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전략적 실패를 경험한 러시아의 자포자기 행위의 일환으로 북한이 이에 응한다면 중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의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이 어떤 식으로 끝날지 자명하다”며 “(무기 거래는) 러시아와 북한을 더 고립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금지한 (북한과의) 무기거래가 이뤄진다면 한반도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