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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짓 파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17일 성명을 통해 “(차이나 모바일의 진입을 인정하면 국가 안전과 법 집행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차이나 모바일의 미국 내 사업 신청을 각하한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결정은 내달 9일 열리는 회의에서 투표를 걸쳐 내려진다. 그러나 파이 위원장이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차이나 모바일의 미국 사업 진출 신청은 사실상 무산됐다.
차이나 모바일은 2011년 미국과 외국을 연결하는 국제 전화 서비스 등을 하겠다며 미국 정부에 허가를 신청했다. 이후 미국 상무부 등은 장기간의 조사를 걸쳐 2018년 7월 FCC에 차이나 모바일의 미국 내 사업 진출을 허락해서는 안 된다는 권고안을 전달했다.
FCC도 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차이나 모바일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미국 내의 통신기기나 통신회선을 깔고 미국 통신망에 연결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인 차이나 모바일을 이용해 미국정부의 안보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이날 성명에서도 파이 위원장은 중국 법상 중국기업이나 시민이 중국의 정보기관과 협력해야 한다는 법률이 있다는 점을 들어 “차이나 모바일은 중국 정부에 이용되거나, 영향을 받거나, 지배되기 쉽다”고 말했다.
FCC가 안전 보장을 이유로 외국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막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출자한 스프린트나 도이치텔레콤의 자회사인 T모바일의 경우 아무런 문제 없이 미국 내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차이나 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막은 이유는 오직 ‘중국기업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FCC 고위 관계자 역시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적대적인 외국 세력은 통신기기에 숨겨놓은 ‘백도어’(뒷구멍)을 통해 바이러스를 침투시켜 미국인으로부터 정보를 빼내거나 기간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며 “이같은 판단이 이뤄진 것은 차이나 모바일이 중국 국유기업이기 때문. 국유기업이 아닌 중국기업도 제재할 지도 모른다”며 경계감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미국 정부가 통신 부분에 있어 중국에 경계감을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에는 중흥통신(ZTE)이나 화웨이 등 중국 통신기기를 미국 정부는 물론, 미국 연방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미국 기관에서는 쓸 수 없도록 금지하는 법을 제정했다. FCC를 이끌고 있는 파이 위원장도 대표적인 대중 강경파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천거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차세대 통신규격 ‘5세대’(5G) 통신 전쟁에서 승리하겠다”고 선전포고를 했을 때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선봉장 노릇을 톡톡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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