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미국 국적의 피의자가 대마 카트리지를 커피 봉지에 숨겨 국제우편으로 국내 호텔에 보내고 관광객처럼 입국했다가 세관에 붙잡혔다. 태국에서 국제우편으로 약 4000정의 야바를 밀수한 조직은 허위 수취지와 택시기사까지 동원했지만 세관의 통제배달 수사에 덜미를 잡혔다.
관세청이 국제우편을 통한 마약 밀반입을 차단하기 위해 ‘2차 저지선’을 구축한 이후 적발된 마약밀수 사건의 사범을 모두 검거했다. 단순히 국경에서 마약을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제배달 등 수사기법을 활용해 국내 수취인과 배후 조직까지 추적하는 방식이다.
관세청은 올해 4월부터 국제우편물을 대상으로 ‘2차 저지선’을 운영한 결과 7월까지 총 10건의 마약류를 적발하고 적발 즉시 수사에 착수해 관련 사범을 100% 검거했다고 27일 밝혔다.
2차 저지선은 국경단계 검사를 통과한 국제우편물을 한 차례 더 선별·검사하는 이중 마약 단속 체계다. 관세청은 우정사업본부와 협업해 전국 5개 주요 우편집중국에 2차 저지선을 구축했다.
10건 가운데 안양집중국에서 5건이 적발됐고 부천·대전집중국에서 각각 2건, 동서울집중국에서 1건이 적발됐다. 이 중 9건은 세관이 단독으로 수사했으며 나머지 1건은 검찰 합동수사본부와 협업해 수사를 진행했다.
특히 세관은 적발한 마약류를 즉시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제배달’ 수사를 통해 실제 수취인을 특정하고 밀수 조직의 배후까지 추적했다. 통제배달은 세관이 적발한 마약류를 수사관의 감시·통제 아래 정상적으로 배송해 실제 수취인을 특정·검거하는 수사기법이다.
관세청은 국경단계에서 적발되는 전체 마약 사건의 약 90%를 직접 담당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적발된 마약류는 총 954건, 1054㎏이며 이 가운데 859건을 수사해 검찰에 송치했다. 전국 39개 마약수사팀에서 325명의 특별사법경찰관이 마약 수사를 맡고 있다.
관세청은 마약류가 적발되면 화물 및 수취인 정보를 바탕으로 즉시 수사에 착수해 이른바 ‘골든타임’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통제배달 과정에서는 단순 운반책뿐 아니라 국내 유통책 등 배후 조직까지 추적해 마약의 국내 유통 시도까지 차단하고 있다.
관세청은 마약 밀수 수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조직·인력과 장비를 확충하고 수사관 교육체계도 전면 개편하고 있다.
마약수사 전담 특별사법경찰관은 기존 약 100명에서 325명 수준으로 확대했다. 하반기에는 피의자의 도주나 저항 등 고위험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물리력 대응팀도 신설할 예정이다. 태권도·유도·검도 유단자를 대상으로 무도직렬 관세직을 신규 채용해 인천공항·서울·부산세관에 총 15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테이저건 등 신규 수사장비와 피의자 추적·감시 장비도 확대 도입한다. 형법·형사소송법 교육과 체포술 등 물리력 대응 교육을 의무화하고 디지털 포렌식과 가상자산 추적·분석 등 전문교육도 강화한다.
주요 본부세관에는 법률자문관을 신설해 수사 과정에서 법률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절차 위반과 증거능력 확보, 수사권 남용 여부 등을 점검하는 내부통제 장치도 마련했다.
관세청은 올해 10월 신설되는 중수청 등 관계 수사기관과도 합동수사와 정보공유를 확대해 형사사법체계 개편 이후에도 마약 수사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국제우편 외에도 일반 수입화물, 특송화물, 여행자, 무역선 선원 등 모든 마약 반입경로에 대해 N차 마약밀수 저지선을 구축하겠다”며 “국경단계에서 마약류를 적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제배달 등 다양한 수사기법을 활용해 국내 최종 수취인과 배후 조직까지 끝까지 추적·검거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