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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동맹국'은 '미국'이 없는 세상을 준비한다

정다슬 기자I 2025.03.31 16:33:16

트럼프 "F-47, 동맹국에게는 성능 낮출 것"
동맹 ''불신''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 동맹국에 회의 일으켜
NYT "불신의 악순환 생겨…이미 美없는 동맹 준비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프레더릭스버그에서 워싱턴 D.C.로 돌아오는 에어포스 원(공군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들으며 발언하고 있다(사진=AFP)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현지시간) 6세대 전투기 ‘F-47’를 발표하며 동맹국에게는 의도적으로 성능을 10% 낮춘 버전을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언젠가는 그들이 동맹이 아닐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이 많은 미국의 동맹국에게 ‘미국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확신을 심어줬다고 밝혔다. 그리고 동시에 미국의 동맹국들은 미국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미국이 없는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몇 가지 사례 중 하나로 폴란드, 한국, 호주 등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커지고 있는 것을 꼽았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최근 한국의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시기상조”라면서도 반드시 논외는 아니라고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동시에 “어떤 경우에도 동맹인 미국의 동의와 신뢰, 지지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NYT는 캐나다가 △이번 달 호주와 최첨단 레이더 개발을 위해 42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것 △유럽연합(EU)과 방위조달협력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것 △포르투갈과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 미국이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장악하는 것을 우려해 F-35 구매를 재고하는 것 △EU와 인도간 자유무역 및 기술협정에 대한 협상이 수년간 지연 끝에 급물살을 타는 것 △브라질이 중국 무역을 늘리고 위안화 활용을 촉진하는 것 등을 들었다.

NYT는 이같은 현상을 ‘불신의 악순환’(distrust spiral)이라고 봤다. 동맹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신이 그대로 되돌아왔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상대방을 신뢰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규칙이나 계약을 거리낌 없이 어기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상대방의 불신을 강화시켜 더 큰 공격성이나 교류 감소로 이어진다.

이는 지정학적 변화로 이어진다. 미국과 가장 긴 국경을 맞대고 있지만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있던 캐나다에서는 최근 항구와 인프라 건설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캐나다의 교역관계를 미국이 아닌 유럽과 아시아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 역시 남미국가들과의 무역협정을 마무리 했고 인도, 남아프리카, 한국, 멕시코와 더 긴밀한 무역관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켄 짐보 일본 게이오 대학 국제정치안보학과 교수는 미국의 가장 큰 동맹인 일본에서조차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이 없는 세상이 도래하는 데에는 최소 몇 년의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그러나 이미 미국의 많은 파트너 국가들이 이제 미국 없이 함께 일하고 있으며 서로의 군대에 대한 상호 접근 협정에 서명하고 중국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한 새로운 연합을 구축하고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의 정치학 교수인 데보라 웰치 라슨은 “신뢰는 얻기 어렵고 잃기는 쉽다”며 “미국의 의도와 동기에 대한 불신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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