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잇단 무죄 판결에 뿔난 공정위…"전속고발권 폐지 노린 수사" 분통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김상윤 기자I 2019.07.26 16:09:44

檢 공정위 위원장 등 전현직 간부 12명 기소
지철호 부위원장 2심도 무죄 “재취업 문제없어”
신영선 전 부위원장 집행유예→무죄로 뒤집혀
2심서도 실형은 딸 취업청탁 김혁현 전 부위원장뿐
"전속고발권 폐지 위한 의도적 수사였다" 불만

고개 숙인 김학현 전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상윤, 송승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에 퇴직자를 채용하도록 압박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법원이 2심에서도 대부분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실형은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만 유지됐고, 집행유예를 받았던 신영선 전 부위원장은 무죄로 결과가 뒤집혔다.

재취업 심사를 받지 않고 과거 중기중앙회에 재취업했다는 이유로 기소된 지철호 현 부위원장은 2심에서도 무죄를 받았다. 공정위 안에서는 애초부터 검찰의 무리한 수사였다며 분개하는 목소리가 높다.

딸 취업 청탁 혐의 김혁현 부위원장만 실형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조용현)는 26일 업무방해 및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위원장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인사업무를 했던 A, B과장 2명도 동일하게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2명이 기소됐지만 실형을 받은 공정위 간부는 김학현 전 부위원장뿐이었다. 그는 업무방해 외에도 뇌물수수·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추가되면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월의 실형이 선고돼 구속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기업 의사와 무관하게 공정위 요구·요청에 의해 퇴직자를 채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공정위) 퇴직자의 나이와 퇴직사유 등에 비춰보면 기업으로서는 자발적으로 이런 퇴직자를 채용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돼 위력 여부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 전 위원장이 기업 의사에 반해 자리를 요구하고 취업시킨 사실을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이 있었다고 본다”면서 “김 전 부위원장은 업무방해 기간과 횟수에 비춰 죄질이 좋지 매우 안 좋고, 친분관계에 있던 기업 대표에게 자신의 딸을 취업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함께 기소된 전·현직 공정위 간부들의 경우 노대래(63) 전 위원장, 김동수(64) 전 위원장, 지 부위원장 등 주요 간부들은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1심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2년을 선고받은 신영선 부위원장도 무죄로 뒤집혔다. “실질적으로 의사결정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려워 공동정범의 요건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항소심 법원의 판단이다.

“처음부터 무리한 수사, 전속고발권 폐지 의도적 수사”

검찰은 지난해 공정위 간부들이 대기업 16곳을 압박해 공정위 퇴직 간부 18명을 대기업에 채용하게 하는 방식으로 민간기업의 인사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피의사실이 수차례 언론을 통해 공표해 검찰의 공정위 망신주기 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검찰의 공정위 수사 착수 당시 검찰과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둘러싼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검찰은 전속고발권을 폐기해 공정거래법 혐의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를 반영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중대한 담합에 대해서는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검찰에 대해 분개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애초부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2심 결과는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이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공정위 출신이 대기업에 재취업하는 관행이 국민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은 게 사실이긴 하다”면서도 “검찰은 재취업자가 현직들을 만나 비리를 저질렀다는 프레임도 씌웠지만 결국은 아무런 혐의가 없었던 거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다른 관계자는 “지난 한해동안 검찰의 수사로 공정위 업무가 마비되고, 공정위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면서 “공정위를 망신주면서 공정위의 조사권한을 뺏기 위한 차원에서 수사가 이뤄졌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애니메이션 이미지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