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부에 따르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알프레도 에스피노사 파스쿠알 필리핀 통상산업부 장관은 아세안 정상회의가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필리핀 FTA에 정식 서명했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발효를 목표로 국회 비준 등 국내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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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인구가 1억1000만명으로 세계에서 12번째, 아세안 국가 중 2번째로 많은 소비 시장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11대 수출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 한해 총 123억달러(약 16조4000억원)를 수출하고 52억달러를 수입했다.
이번 FTA 체결로 양국 간 교역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필리핀과 한-아세안 FTA와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자간 FTA로 묶여 있었으나 이번 양자 FTA 체결로 시장 개방도를 한층 높였다. 우리 수출 품목의 94.8%(액수 기준 97.0%)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특히 관세가 사라지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서의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관세율 5%이던 자동차 관세는 발효 즉시 사라지고 자동차 부품(기존 3~30%)과 친환경차 관세(기존 5%)도 5년 내 0%가 된다.
정부는 한-필리핀 FTA 정식 서명을 계기로 양국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필리핀은 우리 10대 전략 핵심광물인 니켈·코발트 매장량이 풍부한 자원 부국인 만큼 상호 협력 잠재력이 크다. 필리핀 정부는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론 한국형 원전 수출 가능성도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한-필리핀 FTA를 내년 상반기 중 발효해 양국 국민과 기업이 FTA 혜택을 조속히 누릴 수 있도록 국회 비준 동의 등 남은 절차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양국 간 다양한 형태의 호혜적 협력 논의도 진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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