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 소비체아노 캄보디아 공공사업교통부(MPWT) 차관은 지난 10일 프놈펜 정부청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EDCF 차관을 받아 개·보수 중인 21번국도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프놈펜에서 15㎞ 떨어진 지점에서 시작하는 21번국도는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최단거리로 잇는 도로다. 물동량이 집중되는 구간이지만 도로 사정은 좋지 않다. 총 64㎞ 길이의 도로 가운데 상당 부분은 자갈이나 흙이 깔려있다. 1970년대 크메르루주 정권 때 장기간에 걸친 내전에 붕괴된 탓이다. 캄보디아는 EDCF를 통해 5250만달러를 지원받아 여기에 아스팔트를 포장하고 있다. 감리와 시공은 각각 다산컨설턴트와 한신공영이 맡았다.
캄보디아의 도로는 태국과 베트남으로 통한다. 동남아시아 교역의 핵심구간인 셈이다. 그러나 수도인 프놈펜을 벗어나면 도로 사정은 매우 열악하다. 도로 곳곳이 붕괴됐고 교량이 끊긴 구간도 있다. 이 때문에 해외 공적개발원조(ODA)의 대부분은 도로·교량 건설 및 복구에 투입되고 있다.
최근 캄보디아 ODA에 가장 적극적인 나라는 중국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과 해상을 잇는 실크로드) 정책을 펴는 과정에서 인도양으로 가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 캄보디아 내륙을 남북으로 종단하는 도로를 건설 중이다. 1950년대부터 동남아에 원조를 해 온 일본은 동서로 횡단하는 도로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지원 사업은 소규모다. ODA 예산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일본의 ODA 규모는 104억9400만달러, 중국은 약 50억달러인 반면, 한국은 15억5100만달러에 그친다.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은 0.14%로, 개발원조회의(DAC) 회원국 평균인 0.30%의 절반에 불과하다. 정부는 2020년까지 이 비율을 0.20%로 높인다는 목표지만 한참 부족한 수치다.
다만 캄보디아 국민들에게 한국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한국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된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펭 차관은 “캄보디아는 한국의 1970년대와 비슷하다”며 “한국의 발전 경험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같은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원조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ODA와 함께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개도국과 선진국의 중간에 위치하고, 원조 수혜 경험을 활용해 선진국과는 차별화된 원조 공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에 걸맞게 원조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올해의 경우 유상원조와 무상원조를 포함한 ODA 규모는 2조439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12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EDCF 규모도 1조4442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총 1230개의 원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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